나의 솔메이트는 어디 있을까. 국내 한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를 보면 “신이 세상을 너무 크게 만들어서 어쩌면 당신의 결혼 인연은 꽤 멀리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타이머>에서는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준다. 솔메이트를 만나는 시간을 알려주는 타이머가 있기 때문이다. 타이머가 작동하면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솔메이트를 만나는 날짜를 알려준다. 그리고 솔메이트를 만나면 타이머에서 알람이 울린다. 단, 당신의 솔메이트도 타이머를 달고 있어야 한다.
<타이머>의 주인공 우나(에마 콜필드)의 타이머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타이머를 하지 않은 남자만을 골라서 만나고, 서로 통한다 싶으면 남자에게 타이머를 달게 한다. 문제는 남자의 타이머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해도 우나의 타이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는 거다. 서른살 생일을 앞두고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해 낙심한 우나 앞에 밴드 드러머인 마이키(존 패트릭 아메도리)가 나타난다. 매력적인 연하남 마이키의 타이머는 4개월 남은 상태다. 남은 4개월을 알차게 보낼 목적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줄 알았던 마이키가 타이머 따위는 무시하고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우나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우나의 타이머가 알람을 울린다.
<타이머>를 보는 관객은 아마도 둘로 나뉠 것이다. 타이머가 꼭 필요하냐는 물음을 던지는 관객과 타이머의 추종자가 되는 관객 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로맨틱코미디에 대한 몰입도는 달라질 게 틀림없다. 어쨌든 마이키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인생엔 미스터리가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