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델리] 픽사의 성공 비결이 궁금해?
2011-03-16
글 : 신민하 (델리 통신원)
인도 최대 엔터테인먼트 산업 행사 FICCI-Frames, 3월23일부터 뭄바이에서
인도 스타 샤룩 칸이 참석한 2010년 FICCI-Frames 행사.

인도상공인연맹(Federation of Indian Chambers of Commerce and Industry, 이하 FICCI)이 주관하는 인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련 행사인 FICCI-Frames가 3월23일부터 사흘간 뭄바이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인의 관심까지 집중되고 있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이 행사는 매년 2500여명의 내외국인들이 참가해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발표와 세미나를 통해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참가인원이 예년보다 훨씬 많은 2800여명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일부 공개된 행사 내용과 참가자의 명단으로 볼 때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Unlocking Profitability for the Media & Entertainment Industry’란 주제하에 진행될 다양한 행사 중 특히 네 가지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 먼저 유럽영화의 재정 마련과 관련해 2시간가량 예정된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예정이다. 두 번째는 시나리오작가 데이비드 프리드먼의 마스터 클래스로 ‘픽사 마법 뒤에 숨겨진 비밀들’이라는 주제로 픽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11가지 테크닉에 대한 강연이 계획되어 있다. 세 번째 행사는 FICCI와 인도소프트웨어기업협회(NASSCOM)가 공동 주최하는 게임 개발자 회의다. 게임분야는 FICCI-Frames에서 처음 다뤄지는 주제로 이번 행사에서는 게임 프로그래밍과 디자인 등에 대한 패널 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행사는 24일 열리는 3D영화 세션으로 3D가 DVD시장에 미칠 영향, 3D TV, 휴대용 3D 장비 등에 관하여 논의될 예정이다. 최근 인도산 3D영화 1호로 기록될 비크람 바트 감독의 <헌티드>(Haunted)는 개봉일이 애초 예정되었던 4월15일에서 5월6일로 연기된 터라 관심이 더욱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FICCI-Frames의 기조연설자가 누가 될 것인가도 큰 관심을 모아왔는데 올해는 전미영화감독조합 의장이자 <사관과 신사> <레이> 등을 연출한 테일러 핵포드 감독이 연단에 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이자 뉴스코프의 유럽-아시아 사업 총괄 책임자인 제임스 머독, 소니픽처스의 CTO인 미치 싱어, 인도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인디아 투데이 그룹의 CEO 아룬 푸리 등이 주요 참가자 명단에 올라 있다. 한편 뭄바이에서는 23일부터 27일까지 FICCI와 호주필름이니셔티브(An Australian Film Initiative)의 공동주최로 호주 영화축제가 열린다. 인도와 호주 영화산업의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계획된 이번 영화축제에서는 최신 호주영화들의 프리미어 상영과 빌 베닛 감독 회고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FICCI-Frames 개최를 두고 나타나는 다양한 시각차를 살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지난 2000년 이후 인도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반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산업화’로 요약할 수 있는데, 특히 FICCI-Frames는 그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러한 행사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쪽에서는 인도 정부와 거대 자본가들이 엔터테인먼트 자본 형성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영화계를 비롯한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계 전체가 급속도로 할리우드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인도의 대표적 경제단체들인 인도경제인연합(CII)과 FICCI 연례회의에서 영화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토론 시간이 따로 배정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영화 예산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면모를 갖추려는 시도들이 나타났고 캐릭터 상품, 게임 등 파생상품의 개발에까지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편 이러한 행사를 기획하는 쪽은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치를 국제 무대에서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옳(았)다는 결론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인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이후 그 성장 속도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방향성에 대한 ‘논쟁’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득, 돌연 개봉일을 연기했다는 인도산 3D영화 1호 <헌티드>가 어떤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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