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에서 윤은혜의 상대역이다. ‘석원’은 어떤 캐릭터인가.
=많은 분들이 내게서 남성적인 면을 강하게 보신다. 드라마 <스타일>의 포토그래퍼 역의 영향이 컸다. ‘석원’은 다르다. 바람둥이 기질도 있고, 말도 가볍게 하고, 편한 스타일의 남자다. 덕분에 연기하면서 좀 여유가 생겼다.
-아닌 게 아니라 <스타일>에서 김혜수씨 상대역으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그땐 정말 연기가 뭔지 모르고 했다. 연기 배워야지 하고 3개월 연습했는데 덜컥 캐스팅이 됐다. 무조건 대본을 달달 외워서 연기했다. 카메라 앞에서 시선처리, 동선 같은 기본도 모르고 덤빈 거다. ‘이런 게 현장이구나’톡톡히 겪었다.
-연기자 이전에 모델로, 무용수로 각광받았다.
=따지고 보면 모델 활동과 연기 활동 모두 시작은 무용 때문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을 공부했고, 이후에 런던에서 무용단 오디션을 봤는데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때 심사를 본 분이 ‘기술면에선 최고인데 가슴이 없다!’라고 하시더라. 액팅이 문제였다. 무용의 표현을 위해서 연기를 배우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내 의도와는 별개로, 무용계에선 돈, 명예 때문에 연기한다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지금은 주객이 전도됐다.
=여기 가면 무용수, 저기 가면 모델, 또 어디선 연기자. 나조차 나를 규정하기 힘들 때도 있었다. 이젠 다르다. 무용을 하지만 병행이라기보단 연기 작업과 스케줄을 분리해서 하고 있다. 연기에 올인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그전에는 그럼 쭉 무용에만 매진했었나.
=웬걸. 초등학교 때 육상을 시작해서 육상선수로 지냈다. 중학교 들어가면서는 브레이크댄스, 힙합을 연마했다. 어머니가 보시기에 너무 노는 것 같아 걱정이 되셨는지 순수예술을 권유하셨고 현대무용을 하게 됐다.
-‘어린 주진모’라는 애칭도 있다. 이용우의 색깔이 부족하단 뜻도 된다.
=결국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내가 변해야 한다. ‘이용우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도록. 아직은 학습의 시간이다. 당장은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소화해, 내 이미지가 서면 다음엔 나를 깰 수 있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