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는 마치코를 위해 죽어서도 살아 있어!"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
2011-04-13
글 : 김용언

전반 1시간까지는 다소 심드렁하게 보게 된다. 도시 여자와 시골 청년, 생각 많고 상처 많은 사람과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게 즐겁기만 한 사람 사이에서 과연 사랑이 싹틀 수 있을까를 두고 내기하는 건 시시하다. 어지간해선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그린>을 뛰어넘을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편견은 금물이다.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듯한 1시간이 넘어가면서부터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는 그야말로 ‘울트라 미라클’해진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청년 요진(마쓰야마 겐이치)은 아오모리의 시골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산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농사법에 따라 농사를 짓지만 수확은 늘 신통치 않다. 이 마을 유치원에 새로운 교사가 등장한다. 바람난 애인 카나메(아라타) 때문에 상심한 마치코(아소 구미코)가 도쿄를 떠나 아오모리까지 온 것이다. 요진은 마치코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폭풍처럼 그녀에게 다가간다.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의 핵심은 주인공 요진이다. 처음엔 대체 이 남자의 정체가 뭔가 혼란스럽다. 정신지체장애? 과잉행동장애? 정확한 이유야 무엇이든 요진은 소란스럽고 귀찮은 남자다. 하지만 이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하필이면 그 대상이 유치원 교사라는 우연이 겹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남자는 ‘생명의 진화’에 관한 여자의 설명을 들으며 감탄하고, 사랑이라는 생사의 극한 갈림길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사랑의 고민 때문에 점쟁이를 찾아가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투정하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더 상대방의 마음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진화는 그 자신뿐 아니라 둘러싸고 있는 환경까지 바꾸는지도 모른다.

2009년 <키네마준보>와 <영화예술>에서 선정한 일본영화 베스트10에 이름을 올린 이 기이한 멜로드라마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반응이 양 극단으로 갈릴 듯. 영화 속 대사처럼 “뇌가 없고 심장이 없어도 산책할 수 있는” 것처럼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를 뇌로 받아들일지 심장으로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나는 마치코를 위해 죽어서도 살아 있어!” 요진의 외침은 최근 몇년간 영화 속 사랑 고백 중 최고였다.

ps. 꽃미남 스타 아라타는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에서 그야말로‘특별 출연’을 감행한다. 아라타의 팬들은 필히 우황청심환을 챙겨들고 관람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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