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가 제작발표회를 한다. 상업영화 제작발표회도 대폭 줄었는데, 독립영화가 제작발표회를 열다니. 게다가 극영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다. 혹시 <워낭소리2>? 오해 마시라. 배포 큰 독립영화는 다름 아닌 정용택 감독의 음악 다큐멘터리 <뉴타운컬쳐파티>다. <뉴타운컬쳐파티> 제작진은 4월16일 오후 7시 홍대 두리반 야외무대에서 ‘렛츠 고 뉴타운컬쳐파티’라는 이름의 제작발표회를 갖는다. 인디밴드들의 공연도 보고, 함께 자리한 이들과 술도 마시고, 어쨌든 온 사람 모두 맘껏 즐기면 된다고 한다. 물론 입장 자격엔 제한이 있다. “사람 사는 세상”보다 “돈만 사는 세상”을 신조로 지닌 이들은 입장 불가다.
<뉴타운컬쳐파티>는 홍대 두리반에서 시작된 인디밴드들이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작은 용산’이라 불리는, 철거 위기에 처한 홍대 앞 칼국숫집 두리반을 지켜내기 위한 음악인과 문학인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이 다큐멘터리가 떠들썩한 제작발표회를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이상욱 프로듀서는 <뉴타운컬쳐파티>가 “사회적으로 제작해 사회에 환원하는 색다른 독립영화”라고 말한다. 제작위원회를 구성해 공개적으로 제작비를 조달하고, 영화를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는 독립영화 제작지원금, 사회적 소수자와 독립 예술가들을 위한 공공 기부에 쓰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욱 프로듀서는 “영화든 음악이든 독립, 독립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기반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독립영화, 인디음악 제작 등에 있어 국가 혹은 기업에만 의존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자문에서 ‘사회적 제작, 사회적 환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회적 제작, 사회적 환원을 통해 한 작품의 흥행이 전체 독립영화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 확보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창작물은 사회적인 측면 또한 갖고 있는데 단지 머니게임으로만 소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지 등도 따져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뉴타운컬쳐파티>는 처음부터 함께 만들고, 마지막까지 함께 나누는 독립영화인 셈이다.
그럼에도 의문이 남는다. 과연 <뉴타운컬쳐파티>는 4500만원의 제작비를 모을 수 있을까. 욕심이 너무 큰 건 아닐까. <뉴타운컬쳐파티>가 공공문화 및 대안운동 활성화를 위한 여타 부문에 기부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혹시 선의로, 시도로만 끝나는 것은 아닐까. “수익만 보고, 성과만 놓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모금액이나 스코어와 상관없이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끊임없이 모색하려는 시도가 중요한 때라고 본다. 그 시도 안에서 독립예술인들이 다른 모델을 찾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관객도 좀더 적극적인 수용자들이 될 것이다.” 이상욱 프로듀서의 말이다. <뉴타운컬쳐파티>의 첫걸음, 독립영화 리프레이밍의 신호탄처럼 보인다.
ps. 막무가내 4대강, 어이없는 뉴타운, 천인공노 용산개발에 분노하는 이들은 꼭 <뉴타운컬쳐파티> 홈페이지(www.ntcp.kr)에 한번씩 들러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