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보호장치 없이 뛰어내리는 아찔한 진짜 액션 <넉아웃>
2011-05-11
글 : 장영엽 (편집장)

한국에 ‘서울액션스쿨’이 있다면 타이에는 ‘파이팅 클럽’이 있다. 토니 자를 발굴하고 키워낸 <옹박> 시리즈의 무술감독 파나 리티크라이는 타이에도 액션 스턴트 전문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파이팅 클럽’을 만들었다고 한다. <넉아웃>은 파나 리티크라이가 메가폰을 잡고 그가 양성한 파이팅 클럽 출신 액션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액션영화다. 그러나 <옹박> 시리즈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옹박> 시리즈가 선하게 훈련받은 무예 고수의 모험담이라는 기본적인 서사 구조를 갖춘 영화였다면 <넉아웃>은 액션배우들을 폐쇄 공간에 모아놓고 승자가 나올 때까지 질펀한 승부를 가리는 무술 시합 같은 느낌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넉아웃>의 주인공은 ‘파이팅 클럽’의 멤버들이다. 할리우드 진출의 기회를 준다는 스턴트 오디션에서 우승한 멤버들은 자축 파티를 연 다음날, 낯선 공간에서 잠을 깬다. 난데없이 자동차가 들이닥치고 도끼를 든 살인마가 달려드는 그곳에서 멤버들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사실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넉아웃>은 오롯이 육탄전에만 집중하는 영화다. 스턴트맨 출신 배우들이 어색하게 읊는 대사는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연결고리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시치미 뚝 떼고 액션에만 집중하는 <넉아웃>의 우직함이 실소를 자아내면서도 은근히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한다. 파나 리티크라이는 <넉아웃>을 연출하며 ‘남녀 불문 실제 가격’, ‘와이어 없는 낙하와 점프 액션’을 고집했다고 한다. 이 원칙을 염두에 두고 관람하는 <넉아웃>은 거의 스릴러영화에 가깝다. 까마득히 높은 철근 구조물에서 별다른 보호장치 없이 뛰어내리는 배우들의 액션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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