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간단하게 정의할 수 없는 가족이라는 존재 그리고 조지 해밀턴 <마이 원 앤 온리>
2011-05-18
글 : 장영엽 (편집장)

“아빠가 바람을 피우다 들켜서 엄마가 저와 형을 데리고 집에서 나왔어요. 차를 타고 돌아다니던 중 엄마가 매춘죄로 끌려가기도 하고…. (중략) 청혼과 결혼 경력이 11번인 ‘결혼 중독자’ 아저씨가 엄마에게 청혼한 적도 있어요.”

영화의 후반부, 여름방학 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고등학생 조지(로건 레먼)는 위와 같이 대답한다. 그리고 조지의 얘기는 곧 <마이 원 앤 온리>의 줄거리다. 뮤지션인 바람둥이 아빠(케빈 베이컨), 그런 아빠를 떠나 제2의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현실감각 제로의 엄마(르네 젤위거), 엄마를 닮아 철이 없는 형과 시니컬한 문학소년 조지. 이 네명의 ‘콩가루 가족’이 <마이 원 앤 온리>의 중심인물이다. 카메라는 그중에서도 엄마 ‘앤’의 여정을 쫓는다. 매번 바비인형 같은 옷차림을 하고 부자 남편을 찾아 보스턴-피츠버그-세인트루이스를 가로지르는 그녀의 여정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가 앤의 캐릭터마냥 ‘다 잘될 거야’식의 한심한 결론으로 마무리될까 우려될 즈음, <마이 원 앤 온리>는 제 색깔을 드러낸다. 두 아들 앞에서 늘 당당하고 도도한 모습만 보이던 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짙은 피로감을 드러낸다. 함께 살고 싶다는 조지의 부탁을 거절한 아빠는 조지 일행이 사는 곳에 남몰래 찾아온다. 왜 이런 콩가루 집안에 태어났을까 한탄하던 조지는 자신 또한 부모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깨닫는다.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면 비정상적이고 방탕한 가족의 얘기를 다루고 있지만, 가족이란 건 그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걸 <마이 원 앤 온리>는 꽤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그건 연출의 미덕이라기보다는 케빈 베이컨, 르네 젤위거, 로건 레먼이 지닌 연기의 내공 때문이다.

한편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예술가 가족을 떠올리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영화 속 조지 가족의 이야기는 실화다. 우디 앨런의 영화 <할리우드 엔딩>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조지 해밀턴의 가족이 바로 실화의 장본인이다. 해밀턴은 <마이 원 앤 온리>의 기획에도 참여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