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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alk] 가난을 행복으로 바꿀 순 없을까?
2011-07-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타이페이 카페스토리>의 계륜미

타이베이에 가면 그녀의 카페에 놀러갈 수 있을까? <타이페이 카페스토리>를 보고 나면 이런 한심한 공상이 저절로 든다. 영화 속 아담한 카페와 더 아담한 카페 주인이 그런 공상을 일으킨다. 카페 안에 가득 채워진 잡동사니들을 손님들의 물건과 교환하는, 혹은 손님들의 사연과 교환하는 이 특이하고 귀여운 카페의 주인 역할을 대만의 여배우 계륜미가 맡았다. <말할 수 없는 비밀>로 단숨에 중화권의 청순미인으로 떠오른 계륜미, 그녀가 보내온 다정다감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당신이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했을 때, 이 영화에 걸었던 기대는 무엇이었나.
=<타이페이 카페스토리>를 연출한 샤오야첸 감독은 내가 찍은 첫 번째 광고의 감독이었다. 그래서 <타이페이 카페스토리>의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기쁜 마음으로 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타이베이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말하자면 나의 삶의 중심이 되어준 도시다. ‘타이베이 사람’으로 태어나 ‘타이베이’라는 도시에 관한 영화를 찍자는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진짜(?) 카페 주인이 되기 위해 커피와 디저트 제조법을 열심히 배웠다고 들었다. 실제로는 무엇을 제일 잘 만드나.
=촬영에 들어가기 몇주 전부터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재료마다 그들만이 가진 특별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이자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오븐에 굽지 않고 만든 치즈케이크다!

-청순미. 그것이 당신의 매력이지만 당신 자신으로서는 배우로서 당신의 폭을 제한하는 불만사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당신은 요즘 다른 영화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의 내 캐릭터가 순수하고 신비로운 여성이었다면 <선인>(The Stool Pigeon)에서는 우여곡절을 다 겪은 여성이었다. 연기자는 매번 그 얼굴을 바꿀 순 없지만 자신만의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연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내가 맡은 캐릭터를 매혹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스스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라고 느꼈던 장면이나 촬영에 대해 듣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두얼이 카페 안에서 혼자 춤추면서 그녀의 기쁨을 마음껏 표출하는 장면이다. 촬영 당시 정말 편안한 상태였는데, 영화를 보는 관객도 나의 연기에서 여유로움과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타이페이 카페스토리>는 물물교환에 관한 영화다. 비록 소품들이기는 하지만 당신은 현장에서 실제로 많은 물건들에 둘러싸여 지냈을 것이다. 그 카페에서 당신의 물물교환 욕심을 자극한 것이 있었나? 그리고 그 이유는.
=인생은 행복하고 기쁜 일들도 많은 반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모든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그 모든 과정이 결국엔 계륜미라는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주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무언가를 다른 사람과 바꾸거나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만약, 무언가를 교환함으로써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면 나는 이 세상 모든 재난과 가난을 행복과 고마움으로 교환하고 싶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질문을 당신에게도 하고 싶다. 첫 번째 질문. 당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공부를 할 것인가 세계여행을 할 것인가. 두 번째 질문. 당신의 맘속에 있는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
=내게 공부와 여행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길 원하기에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자 가치있는 것? 그건 바로 ‘기억’이다. 기억은 독특한 방식으로 내 삶에 끊임없이 영향을 준다. 내 미래에 또 다른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이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 안의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는 뭔가 더 어려울 수도 있었겠다.
=그 부분에 대해 감독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문에 내가 연기한 두얼 역의 많은 부분이 즉흥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게다가 (가족 중 막내인 나는) 큰언니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두얼이라는 언니의 모습을 갖추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당신을 자극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게 영화란 언제나 새로운 발견이자 여행이다.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즐긴다. 때로는 낯선 경험, 그리고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길 항상 기대하고 있으며 그 마음이 새로운 경험으로 나를 이끌곤 한다. 나는 영화를 사랑하듯 여행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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