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볼 푸른 바다 위의 '자유' <리오>
2011-07-27
글 : 김효선 (영화평론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세 가지. 바람을 가르며 날기, 삼바 리듬, 그리고… 사랑! 마시멜로를 동동 띄운 코코아와 아늑한 새장을 좋아하는 마코 앵무새 블루(제시 아이젠버그/송중기)는 지구상에 남은 단 한 마리의 짝 쥬엘(앤 헤서웨이/박보영)을 만나기 위해 주인을 따라 리우데자네이루로 간다. 그러나 희귀새를 팔아넘기려는 악당이 이들을 납치하고, 소심한 블루와 적극적이고 터프한 쥬엘은 티격태격하며 탈출을 시도한다. 이들의 여정에 새 친구들이 가세하면서, 블루는 새장 밖 낯선 세계에 가슴으로 마주하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간다.

올해 <아이스 에이지> 제작진이 선택한 곳은 얼음대륙이 아닌 태양이 작열하는 남미, 그것도 카니발 시즌의 브라질이다. 정글에 사는 야생 조류들의 움직임과 카니발의 위용이 총천연색으로 펼쳐지고, 새들의 아찔한 날갯짓을 타고 삼바, 보사노바, 랩, 올드팝까지 끼어들며 변화무쌍한 한편의 뮤지컬이 완성된다. 리우 출신의 감독은 카니발이 벌어지는 도심은 물론이고 관광객이 모여든 해변, 그리고 뒷골목 판자촌까지 도시 구석구석을 배경으로 활용하며 3D형 리우 찬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새들이 이 공간을 날아다니는 동안, 관객은 말 그대로 ‘버드 아이 뷰’를 만끽할 수 있다. 음악감독을 맡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히트넘버 <Mas Que Nada>가 흐르는 가운데 블루와 쥬엘이 코르코바도 언덕 위를 행글라이딩하며 리우 전경을 내려다보는 신이나 성대한 퍼레이드 행렬을 공중에서 훑으며 지나가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새들이 ‘자유’를 외치며 푸른 바다 위로 형형색색의 날개를 펼칠 때만큼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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