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이 어떤 외화의 ‘더빙 연출’을 맡았다고 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잠깐 헷갈렸다. 외국에 나가 연출을 한다는 말도 아니고 외국 배우와 외국영화를 만든다는 말도 아니고, 그럼 무슨 뜻일까. 말 그대로다. 생소한 일이지만 사실이다. 그가 9월 중 국내 개봉예정인 일본영화 <소중한 사람>의 더빙 연출을 했다. 작업을 끝낸 건 벌써 7월의 일이다. “사실은 몇몇 지인들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고 그 재단에 내 이름도 올라갔다. 그런데 역시 그분들이 영화 한편을 수입했다며 더빙 연출을 맡아달라고 한 것이다.” <소중한 사람>은 치매 가족을 둔 사람들의 따뜻한 가족애를 다룬 영화다. 수입사가 “자막 읽기가 불편한 중, 노년 관객층을 위해 국내 개봉 외국 극영화로는 최초로 한국어 더빙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한마디로 “들어보니 좋은 취지여서 코꿰었다. (웃음)” 그런데 더빙 연출은 어떻게 하는 걸까. 궁금해서 물었다. “나도 극영화의 후시 녹음을 해본 경험은 있어도 이런 일은 처음이다. (웃음) 하지만 일종의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성우들이 큰 역할을 했다. 워낙 호흡이 잘 맞는 분들이어서 나는 감정만 잡아주면 될 정도였다.” 처음에는 “전문 배우들의 더빙을 연출해달라고 제안 받았는데 내가 성우 분들과 같이 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것 같다. 양익준 감독도 이런 비슷한 컨셉으로 제안 받고는 연극배우들과 하고 싶다고 했다던데, 그러면 아마 고생 좀 할 거다. (웃음)” 임순례 감독은 덧붙였다. “우리나라도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그 때문에 가족간의 갈등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에게도 똑같이 중요한 문제다.” 그는 요즘 “시나리오 막바지 작업 중”인데 “사실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일로 더 바쁘다. (웃음)” 사회참여적인 일들에 부지런한 그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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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소중한 사람> 더빙 연출한 임순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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