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 그러나 지나치게 사색적인 <스톤>
2011-10-05
글 : 신두영

중년의 남자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 남자는 가석방 심사관 잭(로버트 드 니로)이다. 감옥 안에서 얼마나 개과천선했는지를 듣고 판단하는 일을 평생해온 잭 앞에 스톤(에드워드 노튼)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조부모의 살인 방조와 방화죄로 8년형을 살아온 스톤은 미치도록 가석방을 원한다. 스톤은 매력적인 아내 루세타(밀라 요보비치)에게 잭을 만나보라고 다그친다. 잭은 끈질긴 루세타의 유혹에 결국 넘어간다. 반면 가석방을 위해 뭐든지 할 것 같았던 스톤은 한 종교 서적을 읽은 뒤 가석방에 대한 욕심도 버리고 딴사람이 되어간다. 청교도적인 삶을 살던 잭은 스톤과 루세타의 등장으로 삶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진다.

<페인티드 베일>의 존 커랜 감독은 쟁쟁한 배우들과 매우 관념적인 이야기를 하려 했다. 그 방법은 잭과 스톤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둘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두 배우의 얼굴을 자주 클로즈업한다. 잭이 차 안에서 기독교 설교방송을 들으며 고뇌하는 모습, 스톤이 교도소 내 폭력을 목격하며 자신의 죄를 깨우치는 장면은 모두 두 배우가 대사 없이 단지 얼굴로 연기한다. 반면 로버트 드 니로와 에드워드 노튼은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대사를 하는데 특별한 장치 없이도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스톤>은 많은 부분을 배우에 의존하는 영화다. 루세타를 연기한 밀라 요보비치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감독에게 찾을 수 있다. 인간의 죄를 소재로 다루었다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사색적으로 영화를 포장했다. 몽환적인 음악이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영화의 흐름이 점점 늘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풀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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