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빼내려 할수록 점점 더 깊이 파고드는 가시에 찔린 가족의 얘기다. 다단계에 빠진 엄마와 그런 엄마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들 윤호는 우리의 주변인들이자 때때로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첫 장편 데뷔작 <가시>로 뉴커런츠 부문에 초정된 감독 김중현과 배우 엄태구는 부산에 내려와 포스터를 보니 “이제야 영화제에 온 게 실감이 난다” 말한다.
-구상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김중현_누군가가 짐이거나 내가 짐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감정들로부터 시작한 영화다. 누군가 버리고 누군가는 버림받는데서 출발했다.
-가족해체 현상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김중현_가족해체라 하니 거창해 보이는데 특별히 큰 틀을 생각했던 건 아니다. 주변을 바라 봤을 때 “왜 저렇게 살지, 저렇게 살면 아플텐데”라는 생각으로 주변의 일들에 접근하다 보니 주변의 이야기들 그리고 내 이야기가 그냥 나온 것 같다.
-다단계에 빠진 엄마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는 윤호는 엄마 외에도 복잡한 문제들을 많이 안고 있는 인물이다. 윤호 역을 맡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엄태구_추위를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 (웃음) 윤호의 복잡한 내면을 잘 보여주기 위해 윤호의 힘든 점 그리고 실제 내가 힘든 점을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김중현 감독도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이고 엄태구의 형 엄태화도 지금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다.
김중현_이런 저런 인연의 고리가 있지만 사실 서로 다른 작업들을 하다가 이번 작품을 같이 찍게됐다. (웃음)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영화인들의 작품이 영화제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인게 <파수꾼>인데 <가시>도 그 명맥을 이어갈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더라. 소감이 어떤가.
김중현_<파수꾼>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은 있다. 내 영화에서 <파수꾼>을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가시>를 만들면서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계산하는 대신 감정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관객과 감정으로 소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