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극영화지만 실제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2011-10-10
글 : 김효선 (영화평론가)
사진 : 최혁
<거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의 카밀라 안디니 감독

<거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는 바조 부족을 다룬 아름다운 성장영화다. 이 영화로 감독 카밀라 안디니는 인상적인 데뷔를 치렀다. 아버지인 가린 누그로호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거장으로 부산영화제와도 연이 깊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레 밝히며, 그녀는 영화 속 아이들처럼 밝게 웃어보였다.

-바조인들을 촬영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부터 다이빙과 여행을 좋아해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2009년에 와카토비 섬을 방문했을 때, 말로만 들었던 바조 부족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30여 가구가 모여 한 부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들은 육지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로 찍고자 했다. 이후 극영화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30여명 남짓한 스탭과 2명의 직업배우(파키스의 엄마 역, 과학자 역)만을 데리고 현지인들과 어울려 영화를 찍었으니, 이 영화도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바조인들의 풍습을 잘 살린 것 같다.
=거울에게 앞일을 묻는 것은 바조인들의 전통이다. 조금 변화를 준 부분들도 있다. 현실에서 바조인들은 햇빛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얼굴에 진흙을 바른다. 그러나 영화에서 파키스의 엄마가 진흙을 바르는 것은 남편이 꼭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내는 행위다.

-악인이 없다.
=갈등이나 극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영화는 아니다. 드라마적인 측면을 고려해 악역을 고민한 적도 있다. 그러나 부족의 삶을 자연스럽게 그리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어 결국 제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조 부족의 실제 삶 자체가 선하고 평화롭다.

-특별히 영향을 받은 감독이 있는가.
=이란 영화, 특히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영화를 보고 처음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영향도 크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많은 감독들을 만나고 영화를 자주보고 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현재 구상중인 작품은 어떤 내용인가.
=사춘기 소녀가 주인공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댄스에 대한 것이고, 로케이션은 발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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