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여장남자 아버지와 딸의 따뜻한 소동 <사랑스러운 남자> Lovely Man
2011-10-10
글 : 남민영 (객원기자)

<사랑스러운 남자> Lovely Man
테디 소리앗마자 | 인도네시아 | 2011년 | 76분 | 아시아영화의 창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버지가 카페의 남자종업원을 꼬이고 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히잡을 두른 소녀가 낡은 사진 한장과 주소를 들고 자카르타에 도착한다. 복장으로 보아 모슬렘이 분명한 소녀의 이름은 카하야. 오래전 집을 떠난 아빠를 다시 만날 생각에 들뜬 카하야는 호기심이 갈 만한 도시의 생경함도 뒤로하고 아버지의 집으로 향한다. 물어물어 아버지가 일하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지만 그곳은 빌딩도 가게도 아닌 여장남자들의 매춘이 이뤄지는 대로 한복판이다. 카하야는 가까스로 자신의 아버지를 찾지만 그 역시 이 거리의 매춘부 중 한명이다. 놀란 카하야는 뒷걸음질치지만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은 아빠는 자신을 매몰차게 내칠 뿐이다. 서로를 밀고 때로는 끌어당기며 부녀는 자카르타의 밤거리를 헤맨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퀴어영화 <사랑스러운 남자>는 오래전 집을 떠나 여장남자로 살아가는 아버지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러 온 딸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따뜻한 영화다. 특히 한밤중의 자카르타에서 벌어지는 부녀의 상봉기는 여러 가지 소동과 얽히면서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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