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도박과 청춘사이에서의 불안한 줄타기 <배당률> The Odds
2011-10-11
글 : 김효선 (영화평론가)

<배당률> The Odds
사이먼 데이비슨 | 캐나다 | 2011분 | 94분 | 플래시 포워드

체급별 레슬링 시합이 벌어지고 있는 체육관. 관중석에 앉은 아이들의 손놀림이 부산하다. 이들은 문자 메시지로 승패 내기를 벌이고 있다. 판돈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도 거칠어진다. 이들은 가정집 지하의 비밀스런 아지트에 모여 매일같이 카드게임을 하고, 주사위를 굴린다.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부모님의 돈을 훔치는 것은 물론이다. <배당률>은 도박을 즐기는 10대 무리를 중심으로 한 틴에이저 스릴러 영화다. 어느 날 주인공 데슨은 절친한 친구 배리가 자신의 집 차고에 목을 맨 채 사망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친구의 죽음이 타살이라 믿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데슨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배리의 죽음에 집착하게 된 데에는 데슨 자신과 관련한 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여기에 여자 친구 콜린과의 해프닝과 아버지와의 갈등이 엮이면서, 영화는 17세 소년의 불안정한 한 때와 그의 분투과정을 그려내는 하나의 성장담이 된다.

영화의 긴장감이 주로 음악과 효과음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그보다 영화 속 아이들이 모두 어른 흉내를 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성장영화의 틀 속에서 종종 아이들은 어른 놀음을 통해서 그들이 거치고 있는 시기의 불안정함을 노출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한계에 부딪혀 주저앉는 방식으로 어른이 된다. <배당률>의 아이들은 도박, 폭력, 살인 등 극한의 문제들을 거쳐 가지만 그들이 겪는 아픔이 절실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모함이라는 도박의 특성을 청춘의 위상과 연결시키는 선택은 좋지만, 그것을 깊이 있게 그려내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결말도 석연치 않다. 그러나 그 가운데 몇몇 아이들의 연기는 눈길을 끈다. 특히 데슨 역을 맡은 타일러 존스톤은 마치 젊은 시절의 톰 크루즈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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