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메달 도둑> Nobel Thief
수만 고쉬 | 인도 | 2011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인도의 시성으로 불리는 타고르는 지난 191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메달이 지난 2004년 전시 도중 자취를 감춘다. 사건은 미결로 끝났고, 결국 노벨재단은 사상 최초로 복제본 메달을 인도에 전달했다. <노벨상 메달 도둑>은 이 사건에서 비롯된 픽션이다. 글도 못 읽는 농부 바누는 우연히 노벨상 메달을 줍는다. 바누는 마을 학교의 선생의 조언을 얻어 메달을 정부에 반환하려 하지만 그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다. 지쳐가는 바누의 마음 한구석에는 메달을 팔아 가난에서 탈출하고픈 유혹이 싹튼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촌부인 바누의 주변에는 하찮은 이들의 말을 믿지 않는 세상이 버티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타고르와 그의 메달이 지닌 가치를 떠들지만 정작 사람들은 타고르가 누군지 모르며 노벨상 메달과 금붙이가 다를 바가 뭔지 알지 못한다. 메달의 가치를 알아보는 건 인도 밖 나라의 장사치들뿐인 상황에서 타고르가 강조한 휴머니즘이 자리할 곳 또한 없을 것이다. 영화는 어쩌면 타고르의 메달이 스스로 모습을 감춘 게 아닐까 상상하는 듯 보인다. 한 인간의 순박한 마음이 전하는 감동과 웃음에 이어 묵직한 비극의 메시지로 방점을 찍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