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영화로 환생한다. 오는 10월24일부터 전세계에 출간될 책 <스티브 잡스>의 영화화 판권이 소니픽처스(이하 소니)의 손에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은 판권료로 영화 제작이 성사됐을 경우 300만달러를, 성사되지 않아도 1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아이작슨은 잡스가 수많은 후보 중에서 직접 고른 전기작가로 헨리 키신저, 벤자민 프랭클린,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대한 전기를 쓴 바 있다. 게다가 <스티브 잡스>는 생전의 잡스가 자신에 대한 전기로 유일하게 공식 인정한 책이다. 잡스 본인의 인터뷰가 40여편, 잡스의 가족, 친구, 동료, 경쟁자들과의 대화가 100여편 실려 있으며, 잡스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인 8월 중순까지만 해도 그가 직접 월터 아이작슨의 원고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에 앞서 책부터 엄격한 논픽션인지 편향된 팩션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듯 보인다.
소니가 IT업계에서 영화의 주인공을 건져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페이스북 창안자인 마크 저커버그에 관한 전기영화 <소셜 네트워크> 역시 소니가 전기를 구입해 제작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당시 비평가들은 <소셜 네트워크>의 성공요인으로 아론 소킨의 각색을 꼽았다. 그는 원작에 충실하기보다 필요한 부분만 취한 뒤 다시 취재를 거듭해 법정드라마와 성장영화를 혼합한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소니가 <스티브 잡스>에도 걸출한 작가를 붙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그 작가가 아론 소킨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판권 거래 소식이 흘러 나오기 시작한 10월 초 이후 지금까지 소니는 어떤 질문에도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건, <2012> <소스 코드> 등을 제작했던 마크 고든이 제작자로 나설 예정이란 사실이 전부다. 물론 무엇보다 누가 스티브 잡스를 연기할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