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갖가지 정사신이 난무하는 섹시코미디 <완벽한 파트너>
2011-11-16
글 : 김성훈

자극이 없으면 감각은 무뎌진다. <완벽한 파트너>는 연애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찾으려는 두 스승과 제자 커플의 로맨스물이다. 10년째 밍밍한 시나리오만 쓰고 있는 시나리오작가 준석(김영호)에게 연애는 옛말이다. 연애하라는 영화사 대표의 구박에 준석은 학원 밖에서 우연히 만난 제자 연희(윤채이)에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둘은 충동적인 관계를 가진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잠자리와 시나리오 작업에 불이 붙는다. 자극이 필요한 건 연애한 지 꽤 오래된 듯한 요리사 희숙(김혜선)에게도 마찬가지다. 요리책 발간을 앞둔 희숙은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영 마땅치 않다. 그에게 영감을 주는 건 20살 연하의 제자 민수(김산호)의 싱싱한 레시피뿐이다. 희숙 역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민수와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완벽한 파트너>는 ‘로맨틱코미디’보다 ‘섹시코미디’에 방점을 찍는 영화다. 관객으로 가득 찬 극장 안에서 서로의 성기를 자극한다거나 상대방의 몸 위에 간장을 발라 핥는 등 두 커플이 만난 뒤부터 헤어질 때까지 갖가지 섹스신이 등장한다. 2시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 중 상당 부분이 섹스신에 할애되어서일까(누군가에게는 이 2시간이 아주 지루하진 않을 것 같다). 로맨스물로서 <완벽한 파트너>는 허점이 많다. 시나리오 작업이 뜻대로 되지 않는 준석이 극장 안에서 갑자기 연희의 몸을 탐하는 장면이나 분장실에서 희숙이 민수에게 종아리가 아프다며 마사지를 해달라고 말하는 장면 등 몇몇 대목은 남녀를 만나게 하기 위한 설정처럼 보인다. 특히 두 남녀의 꼬인 관계와 오해를 서둘러 봉합하는 영화의 후반부는 전혀 자연스럽지가 않다. <결혼 이야기>와 <싱글즈>의 각본을 쓰고 <투가이즈>(2004)를 연출한 박헌수 감독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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