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앞선 기록이다. 개봉 첫주 4천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불러모은 <돼지의 왕>이 개봉 14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극장 개봉한 독립영화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종전의 기록은 올해 독립영화 최고 흥행작인 <파수꾼>이 거둔 18일이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예매점유율은 0.2%로 개봉 첫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상영관은 25∼30개관으로 개봉 첫주의 18개관보다 7개관 정도 늘었다. <돼지의 왕> 제작진의 목표인 장기상영을 위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돼지의 왕>을 제작한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독립영화계에서는 1만 관객 돌파를 ‘100만 같은 1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나. 그런 상징적인 의미에서 거둔 성과라 기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보내주는 관객의 성원에 감사한다”며 “기쁜 일이긴 한데 그저 기뻐하는 게 맞는 일인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돼지의 왕>이 1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P&A(극장 개봉을 위한 프린트, 홍보, 마케팅,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한 손익분기점인 5만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관객을 더 끌어모을 수 있는 배급방식, 사이즈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아트플러스를 중심으로 독립영화의 1만 관객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독립영화를 찾는 관객 수도 확실히 늘었고. 그러나 1만 관객은 더이상 제작사나 배급사 입장에서 돈을 번 기준이 아니다. 언제까지 1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좋아할 수만은 없지 않나. ‘<돼지의 왕> 5만 관객 돌파 기념 파티’를 향한 장기상영 레이스는 지금부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