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의 그 남자다. 그런데 송삼동을 검색하면 <드림하이>의 김수현이 더 많이 뜬다.
=정말 한참 밀려 있다. (웃음)
-배우가 되기 전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더라.
=공대생이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냥 갑자기 다른 걸 해보고 싶어졌다. 그날 뭔가 씌었는지, 친구들을 불러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뭘 해야 할지 고민한 거다. 연기에 대해서는 누구나 가질 법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이비 연기학원에 3개월 정도 돈을 때려넣었다가 나중에는 백화점 옥상에서 아동극을 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독립영화 몇편을 찍었고, <낮술>을 만나게 된 거다.
-<REC>는 노출 수위상 선택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하루 정도 고민했다. <낮술>을 본 몇몇 관객만이 알고 있는 얼굴이지만, 이미지 관리? 이런 것도 생각했다. (웃음) 그런데 시나리오가 시쳇말로 ‘짜치게’ 좋더라. 신파 같은 감정이 있지 않나. 첫 장면에서 모든 걸 다 까버린 뒤, 그런 감정에 집중하게 만드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소준문 감독이 게이 커뮤니티에 대해 연구하게 했다고 하더라. 흥미로운 일이 있었나.
=종로에 있는 게이 바에 갔는데, 거기는 노래방 기기가 한대씩 있더라. 바에 있던 사람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말하자면 자기 PR 같은 거라고 하더라. 나도 노래를 불렀다. (웃음) 그러고는 2차로 이태원의 트랜스젠더 바에 갔다. 코스프레 쇼를 하고 있었는데, 쇼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아주 좋아 보였다. 그들의 행복을 본 것 같았다.
-혹시 베드신을 찍으면서도 그런 열기를 느꼈나.
=막상 하려니 쉽지 않더라. 찰나의 망설임이 있었다. 게다가 상대역인 (조)혜훈이가 나보다 어린 친구이니, 형으로서 리드를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어쨌든 망설이는 찰나에 가운을 벗어던진 것 같다. 지금은 게임에서 레벨 업하듯 조금 큰 기분이다. 이제 못할 게 없을 것 같다.
-두 배우의 몸이 그야말로 리얼해서 인상적이었다.
=배우로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단 시간에 식스팩을 만들 수도 없고. 그리고 또 나는 식스팩을 갖고 싶지 않다. 배만 나오게 두지 말자는 주의다. 있는 그대로 연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작품에서 나를 봤을 때, 진짜 현실에 있는 인물로 봐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