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영화인 기른다
2011-11-29
글 : 이후경 (영화평론가)
사진 : 최성열
2012년 첫 입학생 모집하는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그저 평범한 영화 관련 대학원이 하나 더 생기는 것 아닌가 싶어 들여다보았더니 한국영화계에 새바람을 불러올 곳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이야기다. 우선 설립 추진을 진두지휘한 이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다. 11월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를 창설하고 발전시킨 15년 동안 한국영화의 한계와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체득했다”고 밝힌 그는 현실적인 커리큘럼 마련을 위해 실제로 활발히 활동 중인 영화인들과 한국영화계에 필요한 영화 교육이 어떤 것인지 논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분야별 최고 수준의 영화인이 교수진으로 영입되었고, 1학년 1학기부터 장편영화 프로젝트 추진, CJ E&M·롯데시네마와 MOU 체결, 미국과 중국의 영화학교들과 합작 추진 등이 결정되었다.

‘창의력을 지닌 현장 실무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영화콘텐츠학과의 세부 전공은 디렉팅 트랙, 프로듀싱 트랙, 스크린라이팅 트랙으로 나뉜다. 교수진은 국내 어느 대학 못지않게 화려하다. 디렉팅 트랙의 곽경택, 이명세, 박기용, 윤제균 감독부터 프로듀싱 트랙의 김선아(크레용 필름), 심재명(명필름), 김미희(스튜디오 드림캡쳐), 이유진(영화사 집), 오정완(영화사 봄), 이춘연(씨네2000) 대표, 스크린라이팅 트랙의 우정권 단국대 교수, 김태용 감독, 스토리텔링 저작 도구 개발로 1994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크리스 헌틀리, 미국 5대 시나리오 컨설턴트 중 한명인 다라 막스까지 이름만 들어도 혹할 리스트다.

장편영화 프로젝트와 MOU 체결은 실질적인 영화인 배출을 위한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만의 비장의 무기다. 단국대는 장편영화 프로젝트에서 졸업작품 제작 계획 심사를 통해 선정된 4편에 5천만원씩 총 2억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비용을 위해서는 외부 제작사, 배급사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졸업생들이 한국영화계에 얼마나 새로운 활력을 불러올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학교다. 접수는 11월21일부터 시작되며 전형은 서류 50%, 면접 50%로 진행된다.

“경험 토대로 ‘글로벌 마인드’ 가르칠 겁니다”

김동호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장

-오랫동안 교육에 뜻이 있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시절에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 객원교수로, 첨단영상전문대학원에 연구교수로 강의를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원장직을 그만두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를 설립한 적도 있고 영화진흥공사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운영한 적도 있고요.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두 학교를 모델로 더 발전시킨 겁니다.

-다른 영화 관련 교육기관과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보통 대학에서는 영화 대신 영상이라는 포괄적 분야에 대해 교육하지만 저희는 이론보다 실기 중심의, 영화에 국한된 교육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창의적인 제작자와 연출자 배출, 시나리오 개발에 중점을 둔 정치한 교육을 하겠다는 거지요. 그리고 CJ나 롯데와의 탄탄한 산학협력을 통해 영화계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다는 점도 저희만의 특징입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와는 장편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는 학생들끼리 제작해야 하는 반면 저희는 제작에 국내외의 감독과 프로듀서를 초빙할 계획입니다. 또 모든 과정을 거친 뒤에 영화제작석사(MFA)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겠지요.

-영상이나 미디어가 아닌 ‘영화 콘텐츠’라고 명명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2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설명한 대로 영화에 제한된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하나는 영화가 원 소스 멀티 유즈 콘텐츠라는 의미에서 경쟁력이 높은 영화, 창의적인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 특히 창의적인 시나리오 개발에 힘쓰려고 합니다. 한국 영화산업이 침체기를 맞은 데는 창의적인 스토리가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교수진이 무척 화려합니다.
=인선 작업에 특히 고생했어요. 현장 교육이 중심인 만큼 연출과 제작을 병행한 감독들과 최고의 프로듀서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찾아가 영입했습니다.

-CJ, 롯데와의 산학협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우선 프로젝트당 평균 5천만원, 총 2억원을 저희 대학에서 지원합니다. 그러고 나서 필요한 최소 제작비를 CJ나 롯데쪽에서 지원받을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리라 믿기 때문에 기존 다른 영화사의 투자도 유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작사나 투자사도 좋은 기획, 좋은 시나리오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학생들에게도 졸업과 동시에 입봉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외국 대학과 공동제작도 추진 중이시라고요.
=USC의 영화대학과 채프먼대학교의 닷지칼리지와 학생간의 공동제작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중국 베이징전영학교와도 논의 중이고요. 학생 때부터 해외합작을 경험한다면 나중에도 해외시장을 파고 들어가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해외교류 방안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곧 전형이 시작되는데 선발 기준이 궁금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야 우수하고 경쟁력 높은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겠지요. 연출 트랙은 장편 연출 기획안, 제작 트랙은 프로듀싱 기획안, 시나리오 트랙은 본인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평가할 예정입니다. 본인이 준비했거나 만든 영화를 담은 포트폴리오와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한 계획서를 토대로 장편을 찍을 만한 추진력과 창의력이 있는 인재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입학하면 원장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나요.
=그럼요. 저는 글로벌 마인드 과목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한국영화를 갖고 세계시장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글로벌 전략을 알려주려고 해요. 또 국내외 저명인사들을 특강 강사로 초청해서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글로벌 마인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1기 졸업생들이 배출되는 2014년부터 저희 학생들이 만든 우수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확신하고 기대합니다.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