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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alk] 가세 료, 곧은 느낌이 있는 배우
2011-12-06
글 : 신두영
사진 : 최성열
<도쿄 오아시스>의 고바야시 사토미

핀란드에서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를 만들어 파는 <카모메 식당>의 그녀, 사치에가 한국에 왔다. 고바야시 사토미는 <카모메 식당> 이후 국내에서 ‘슬로무비’라고 불리는 <안경> <수영장> <마더 워터> 등 비슷한 분위기의 연작에 출연해왔다. 핀란드, 일본의 시골 바닷가, 타이 등을 지나 고바야시 사토미가 돌아온 곳은 바로 도쿄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에 이어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마쓰모토 가나, 나카무라 가요 감독의 <도쿄 오아시스>에서 고바야시 사토미는 세 에피소드에 모두 출연해 각각의 사연을 들어주며 나름의 해답을 제시하는 토코라는 배우를 연기한다. 실제로 만난 고바야시 사토미는 영화 속 그 조언자와 똑같이 조용조용하고 단아한 느낌이다. 온화한 얼굴을 한 그와의 짧은 만남과 대화가 오아시스같이 느껴졌다.

-<카모메 식당> 이후 연작에 비해 <도쿄 오아시스>는 대사가 많은 편인 것 같다.
=<도쿄 오아시스>는 세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야기고 각 에피소드에 두 사람씩 나온다. 두 사람의 심정을 표현하려면 대화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다른 연작의 대본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글자가 써 있는 부분이 많았다. (웃음)

-지금 도쿄에 살고 있다고 들었다. <도쿄 오아시스>의 주인공 토코처럼 혼자 동물원에 가거나 극장에 가기도 하나.
=혼자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다.

-한국에서도 도쿄로 여행 가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추천해줄 만한 곳이 있나.
=시타마치(下町)라고 해서 일본의 옛 시가지 같은 곳을 추천해주고 싶다. 우에노는 일본의 전통적인 느낌이 나고 옛 건물도 많이 남아 있다. 이번에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촬영차 갔는데 거기 정원이 마음에 들었다. 도쿄에 살면서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

-가세 료와는 벌써 네 번째 만남이다. 한국의 가세 료 팬들이 부러워할 것 같다. 그와의 작업은 어땠나.
=가세 료와는 <안경>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에는 시리즈 특유의 독특한 느낌이 약간 불안하다고 했었다. 실제로 <안경> 때는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곧 적응하면서 현장에서도 감독과 자기 장면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되더라. 평소 낡은 티셔츠 같은 걸 입고 다니는 참 편하고 좋은 청년이다. 한편으로는 배우 특유의 곧은 느낌도 있다.

-<도쿄 오아시스>의 토코는 차 안, 극장, 동물원에서 우연히 만난 세 사람에게 조언을 해준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얘기는 없어 보인다.
=토코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면서 그 사람이 고민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며 자기 스스로를 돌아본다. 이 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문제가 해결된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토코가 혼자서 거리를 힘차게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기서 어떤 위안이나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토코가 걷기만 하는 장면이 몇신 나오는데 걷는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엔딩곡 가사에도 나오지만 걸어가면서 살아간다는 메시지가 영화를 잘 마무리 지어주는 느낌이다.

-나만의 오아시스로 차 안에 홀로 있는 시간을 꼽았다.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노래도 틀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면서 풍경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시간이 귀중하다. 늘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사니까 그런 시간이 오아시스가 된다.

-데뷔할 때는 청춘물 같은 작품도 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떤가.
=어쨌든 나는 배우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사실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어떻게 보면 성격이 후배, 혹은 동생 같아서 현장에 가면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지만 선배, 리더 노릇을 하는 건 어렵다. (웃음)

-<도쿄 오아시스>에 특별출연한 모타이 마사코에 대해서 한마디 부탁한다.
=요새 나이를 먹어서 반응이 더 느려졌다. (웃음) 변함없이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이고 오래된 좋은 친구다. 요즘은 너무 가까워서 친척 할머니 같은 느낌도 든다. 배우로서 볼 때는 말을 안 하고 있어도 존재감이 대단한 훌륭한 배우다.

-서울도 도쿄만큼 대도시다. 서울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나.
=13년 전에 처음 한국에 왔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도쿄와 닮은 곳이 늘어간다. 예전부터 한국의 전통 요리를 온돌방에서 먹는 게 꿈이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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