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저도 이젠 알아요 기자님.
-오, 정말인가요 벨라? 사랑이 문제라는 걸 이제 깨달았어요?
=아뇨. 사랑은 어쩔 도리가 없는 거잖아요. 그건 생체학적이고 화학적인 반응이니까요. 사랑에 빠지는 걸 거부할 수는 없어요.
-거부할 순 없지만… 그래도 <짝>의 모태솔로편을 보면 다들 잘 거부하고 살던데.
=그 사람들은 사랑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쩌면 받을지도 모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있는 상처를 미리 거부하는 거지요. 어쩌겠어요. 그런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살다 죽을 테고요.
-요즘 왜 이래요 벨라씨. 예전의 벨라가 아닌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느껴지는걸요.
=그게… 사랑이랑 결혼은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신혼 콩깍지가 눈에서 벗겨져 나가면 다들 그런 깨달음을 얻더라고요. 암요. 사랑과 결혼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죠.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그렇던가요.
=신혼까지는 좋았어요. 근데 제가 막상 임신을 하고 나니까 모든 상황이 변하더라고요. 뱃속의 애가 하도 빨리 처자라서 저는 입덧도 심하고 몸도 비썩비썩 말라가고, 심지어 거의 죽을 뻔했잖아요. 그런데 이놈의 남편이라는 자식은 침착하게 대처하기는커녕 벌벌벌 떨어대고… 제가 죽을까봐 걱정한 게 아니라 앞으로 애가 태어나면 제 인생이 꽁꽁 묶일 게 겁나서 그랬을 게 틀림없어요.
-드디어 득도하셨군요 벨라양.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또 제이콥에게 득달같이 들이댔던 건가요?
=들이대다니요. 제가 뭘 그렇게 들이댔나요?
-“니가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아”, 이런 대사가 들이대는 게 아니면, 들이삼키는 건가요? 무릎을 쳤어요. 역시 희대의 어장관리녀 벨라답더군요.
=훗. 더이상 안 통하더군요. 제이콥 이 늑대놈이 예전에는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따르더니만, 제가 결혼해서 임신까지 하고 나니까 뭔가 좀 달라진 듯한 게….
-심지어 속편이자 마지막 편에서는 제이콥이 벨라씨 딸과 사랑에 빠진다던데요.
=짐승같은 놈. 하여간 남자는 이놈이고 저놈이고 똑같아요.
-대체 어떤 점에서 말입니까?
=한살이라도 더 어린 여자를 밝힌다는 점에서 똑같다는 소리죠. 여자 피나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것들. 어린 여자나 밝히는 늑대 같은 것들.
-와우. 방금 벨라씨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진정한 테마를 100자평으로 훌륭하게 정리하셨습니다! 동시에 이렇게도 말해보죠. 어장관리하다가는 흡혈귀 같은 놈도 늑대 같은 놈도 다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