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3일부터 22일까지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리는 데즈카 오사무 애니메이션영화제를 기획한 이철주 프로듀서는 막힘이 없다. 데즈카 오사무뿐만 아니라 문화 기획 전반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두루 피력한다. 그는 자신을 ‘문화기획자’라고 소개한다. 2004년 야외 오페라 <아이다>, 캄보디아 국립박물관 내한전, 연극 <햄릿>, 북한 금강산 극단 내한공연, 북한 음악 관련 음반 시리즈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 한해 전에는 국제만화예술축제를 출범시켰고 그 계기로 올해는 데즈카 오사무 영화제까지 성사시켰다.
“만화와 순수미술의 경계가 거의 없어지는 상황 아닌가. 그에 가장 걸맞은 아티스트는 누굴까 생각해봤다. 오사무야말로 일관되게 생명의 소중함, 인권, 반전쟁, 평화에 관하여 일관된 예술가의 태도로 말해왔다. 지금의 한국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라고 판단했다. 지난해에 마침 데즈카 오사무 프로덕션 대표를 만날 기회가 있어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데즈카 오사무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사실 남달랐다고 한다. 신동호 화백과도 각별한 친분을 맺고 있었고 한국쪽에 하청을 주기 시작한 것도 그였다고 한다.”
이철주 프로듀서는 이번 영화제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걸 잊지 않는다. “그동안 간간이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들을 볼 순 있었지만 몇편의 단편 정도였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그간에 소개되지 않았던 단편이 중심이고, 장편도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버전과는 다른 처음 보는 버전일 거다. 대부분 해외 전시의 경우 데즈카 오사무 프로덕션이 작품 선정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우리쪽에서 기획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철주 프로듀서는 “82학번이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보며 성장한 세대다.” 그의 원체험이 비로소 그의 일이 된 셈이다. “문화기획자들의 주전공은 다 다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새로운 것을 선호한다”는 그의 모험심 덕분에 우리는 지금 데즈카 오사무의 영화를 제대로 만나게 된 것이다.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의 기획은 분야를 막론하고 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