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백과사전 속 공룡, 그 이상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2012-01-18
글 : 김성훈

해남이크누스와 부경고사우루스. 한글도, 외국어도 아닌 두 단어의 공통점은? 모두 국내 지명이 사용된 공룡 이름이다. 전남 해남군에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해남이크누스는 하늘을 나는 익룡이고, 부경대팀이 골격 화석을 발견한 부경고사우루스는 기린처럼 목이 긴 초식 공룡이다. 이 설명만으로는 두 공룡의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를 보면 두 공룡뿐만 아니라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8천만년 전 백악기 시대의 한반도의 풍경을 3D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다.

육식 공룡의 제왕이라 불리는 타르보사우루스 가족의 막내 점박이는 어릴 때 가족을 잃었다. 제왕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티라노사우루스 ‘애꾸눈’의 습격에 당한 것이다. 사방이 적으로 가득한 공룡 세계에서 점박이는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숨어지내야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점박이의 몸은 누구와 대적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커졌고, 짝을 만나 세 마리의 귀여운 자식도 얻었다. 이제야 삶이 행복해지나 싶던 차에 지구 대재앙 빙하기와 애꾸눈이 점박이와 그의 가족을 습격한다.

백과사전 속 공룡들이 살아 움직이는 풍경은 제법 볼 만하다. 그러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는 단순한 백과사전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사나이의 일생이라 불려도 좋을 만큼 점박이의 사연은 단순하지만 제법 몰입도가 깊다. 대사 없이 최소한의 내레이션만으로 진행되는 서사는 극에 속도감을 부여한다. 덕분에 주요 타깃인 어린이 관객뿐만 아니라 부모 관객이 함께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영화는 <내츄럴 시티>를 만든 민병천 총감독의 지휘로 3년 동안 500여명의 스탭이 참여해 제작한 국산 3D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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