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티풀>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 올빼미는 죽을 때 털 뭉치를 토해낸다. 중국인은 세계 어디에나 있다. 스페인도 재개발 붐이다. 하비에르 바르뎀은 최민식과 닮았다. 그리고 또 하나. 누군가와 포옹할 때는 심장소리가 두근두근 들린다. 영화는 욱스발의 죽음으로 시작하고 또 끝난다. 이 대도시의 하층민 아버지는 사회 바깥의 계급, 불법이민자들로 돈을 번다. 죽은 자의 영혼과 대화하는 능력은 거추장스럽고 별거 중인 아내는 우울증에 시달린다. 대도시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박탈당한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에야 ‘자연스러운’ 죽음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냥 죽을 순 없다. 아이들 때문이다.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영화음악은 이 차가운 서정의 추상화다. 도시의 잡음들과 섞인 현악소리가 영화를 배회한다. 인상적인 건 음악이 아니라 심장소리다. 욱스발이 누군가와 포옹할 때 심장 박동이 뛴다. 거기서 음악은 시작되고 몰락한 아버지의 세계를 추적하는 영상을 감싼다. 그러는 동안 음악은 몇번씩이나 왜곡된다. 그리고 마침내 순백의 눈 속에서 영화는 끝난다. 이승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이 피로한 가장은 저승에서 평온을 찾았을까.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