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감독이 얼마 전 동남아시아를 다녀왔다. 겨울 휴가는 아니고 ‘2011 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젝트’ 행사 참석차 1월9일에서 13일까지 베트남과 미얀마를 찾은 것이다. (사)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세안 국가 내 필름커미션 설립을 지원하고, 한국과 아세안 지역 영화인의 교류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을 목표로 하는 한·아세안 협력사업 중 하나다. <크로싱>(2007), <맨발의 꿈>(2010)으로 몽골, 동티모르 등 해외 로케이션 경험이 있는 김태균 감독은 “동남아시아 로케이션에 관심이 있었다. 좋은 취지의 행사라 참석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행사에는 그를 비롯해 영화사 봄 조광희 대표, 노비스엔터테인먼트 노종윤 대표, 부산영상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이준익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도 함께했다.
이들은 해당 국가 영화인들과 함께 필름커미션 설립을 위한 세미나, 로케이션 유치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스터디, 한국 영화인 특별 강연 등 영화산업을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수이기도 한 김태균 감독은 ‘영화 교육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현재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상당하다. 특히 미얀마는 인구 대비 자국영화 제작편수가 높고, 영화제작 시스템도 나름 갖추고 있다. 언젠가는 이곳에도 영화산업이 형성될 것이다. 그때를 위해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가령, 이들 국가의 젊은 친구들을 한국에서 영화 교육을 받게 하면서 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장학금 제도를 비롯해 준비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김태균 감독은 “이 사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부산영상위원회와 한국 영화인의 노력으로 동남아시아에 필름커미션과 영화제작 인프라가 확충된다면 그는 이곳에서 영화를 만들 생각도 하는 것 같다. “하하, 언젠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비롯해 인프라가 워낙 훌륭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의 바람대로라면 언젠가 <씨네21>에서 ‘김태균 감독의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영화 만들기’ 같은 기사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