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보고서>
감독 김지운, 임필성 / 출연 박해일, 김강우, 류승범, 송새벽, 진지희, 배두나 / 개봉 3월22일
지구 멸망의 전조가 깃든 2012년을 대비하는 건 한국영화계도 마찬가지다. 김지운, 임필성 감독의 <인류멸망보고서>는 친숙한 배우들의 힘을 빌려 멸망에 대비하는 지구인들의 자세를 탐구해보고자 하는 SF 옴니버스영화다. 불교의 깨달음을 얻은 로봇(박해일)과 이에 위협을 느껴 로봇의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천상의 피조물>, 무심결에 음식물 쓰레기를 한곳에 털어넣었다가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를 탄생시킨 청년(류승범)의 <멋진 신세계>, 인터넷으로 당구공을 주문해 지구 멸망을 초래한 소녀(진지희)의 <해피 버스데이> 등 기발하고 황당하고 엉뚱한 세편의 단편영화를 묶었다. 2006년 (대부분의 SF 기반 시나리오들이 그랬듯) 투자상의 문제로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6년 만에 개봉하는 것을 보면, 2012년의 투자자들도 인류 멸망설을 허투루 생각지 않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