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주인공의 올곧은 마음이 전염된다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블러드 프리즌>
2012-02-22
글 : 이주현

나루토가 누명을 쓰고 붙잡힌다. 곧바로 호오즈키성(귀등성)이라는 닌자 감금시설에 갇히는데, 성주 무이는 붙잡힌 닌자들이 차크라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몸에 천뢰를 새긴다. 차크라를 쓸 수 없는 나루토는 한낱 평범한 닌자에 불과하다. 호오즈키성을 빠져나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마을에서 풀어달라는 정식 요청이 있거나 죽어서 나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무이를 죽여 천뢰를 풀어야 한다. 나루토는 호오즈키성에서 만난 풀마을의 암부 류제츠의 도움을 받아 무이를 없애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한편 무이는 나루토의 인주력을 이용해 ‘극락의 상자’를 열려고 한다. 극락의 상자를 여는 자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블러드 프리즌>의 초반은 나루토의 결백을 증명하는 이야기처럼 진행된다. 그러나 나루토가 호오즈키성에 갇힌 이유, 그 배후의 인물과 음모를 밝히는 게 핵심은 아니다. ‘극락의 상자’에 얽힌 무이와 무이의 아들 그리고 류제츠의 사연에 이 영화의 주제가 담겨 있다. 눈앞의 소중한 것도 지키지 못하면서 대의를 말하는 태도, 인간의 끝도 없는 욕심을 질타하는 건 포기를 모르는 근성의 소년 나루토다. 나루토는 “천뢰보다 무서운 건 내 마음이 꺾이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나루토의 그런 올곧은 마음은 자연스레 다른 이들에게 전염된다. 영화 후반부에는 괴물 사토리와 나루토 일행의 전투장면이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나루토 질풍전 극장판: 블러드 프리즌>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라 반전이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로 승부하려 한다.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야마 아키라가 각본에 참여했으며, 기존의 극장판 시리즈와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시리즈와는 연결되지 않는 그 자체로 완결성을 띠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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