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건축학개론>에서 한창 집을 짓고 있는 승민(엄태웅)에게 뒤늦게 서연(한가인)이 설계 변경을 요구합니다. 아무리 그렇고 그런 사이라지만 변경 요구는 어디까지 가능한가요.
A. 뒤늦게 ‘밀당’하는 것도 아니고, 승민 입장에서는 서연의 이런저런 요구가 마뜩잖을 겁니다. 술로 밤을 지새울지도 모르죠.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느낌이 팍팍 풍기는 <건축학개론>이기에 직접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일단 “건축과정에서 설계 변경은 무척 흔한 일”이라는군요. 자잘한 요구부터 큰 요구까지 종종 있는 일이라 바뀌는 것이 다반사랍니다. 그러면서 그 설계 변경의 과정을 영화 후반작업에 비유합니다. “영화도 영화사나 제작자가 계속 편집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가 있고 그러면서 영화가 완성돼간다. 집도 그런 것이고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영화든 집이든 그런 갈등을 거치면서 사이가 나빠지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건축학개론>에서 설계 변경을 둘러싼 갈등은 두 사람이 과거에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랑싸움의 다른 형태일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1층에서 2층 구조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아마도 한달은 추가로 더 들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입니다. 서연 입장에서는 곧 떠나갈 옛 남자를 그런 식으로 더 붙들고 싶었던 마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