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9회 서울환경영화제 트레일러 작업을 단편영화 <산책가>의 김영근, 김예영 감독이 맡았다. <산책가>라는, 제목도 예쁜 이 9분짜리 애니메이션은 시각장애인의 어떤 상상의 산책길을 밝고도 맑게 그려낸 독립단편영화였고 그로써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아마 환경영화제도 이들의 작업을 눈여겨본 이들 중 하나였나 보다. “환경영화제하고는 3년 전에 <산책가>를 상영하면서 알게 됐다. 그전까지는 환경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이라고 하면 전부 자연보호, 기후, 동물에 관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제 관계자 분들을 만나고 나니 환경이란 것이 그렇게 좁은 의미가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들에 관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면서 얘기가 잘 통했고 금방 친해졌다. 이번엔 실사와 애니메이션 기법의 트레일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주셔서 하게 됐다.”
그럼 내용은 뭘까. “일단 여배우 박진희씨가 출연하는데…” 하면서 김영근 감독은 내내 설명할 말을 찾다가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미지 중심이어서 설명하기 어렵다”며 웃는다. 대신 이렇게 풀어서 말해준다. “일단 카메라 자체를 광각으로 많이 쓸 거고 주인공의 뒤로 배경이 재미있게 흘러가게 할 거다. 오늘은 도시에서 일하는 회사원 여성이 잠깐 쉬러 나온 것처럼 박진희씨를 찍었는데 앞으로는 박진희씨를 찍었던 것처럼 사물들을 찍을 생각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풀이나 고양이 같은 존재들이 인간에게는 환경이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또 환경이니까.”
올해 환경영화제의 산책길을 열어줄 사람들, 김영근, 김예영 감독이다. 사실은 이 두 사람 연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