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사랑”이라고 흔히 말한다. <사랑의 여왕>은 이별의 공허함을 새로운 사랑으로 채우려는 여자, 아델(발레리 돈젤리)의 이별 극복기다.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 매튜(제레미 엘카임)에게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은 아델. 실의에 빠진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사촌 레이첼은 베이비시터 자리를 권한다. 하지만 아델은 자신이 돌보는 아이의 아버지 쟈크와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를 쟈크의 아내에게 들켜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녀는 레이첼에게 해고 사실을 숨긴 채 공원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일과를 보내다가 새로운 남자 폴을 만난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폴과 아델. 아는 것은 그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가 전부지만 아델은 그에게 점점 집착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연출자이자 아델을 연기한 프랑스 여배우 발레리 돈젤리는 연애의 단맛, 쓴맛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렇기에 여러 남자와 엮여 진흙탕을 구르는 아델의 찌질한 모습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라도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런 공감은 휴대폰을 손에 쥐고 연인에게 연락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소하지만 사실적인 장면에서 빛을 낸다. 하지만 그뿐이다. 아델의 연애는 그녀를 곤경에만 밀어넣을 뿐 아델과 관객이 느끼는 공허함을 쉽사리 채우지 못한다. 특히 ‘자아를 찾는 여행’으로 아델의 고민을 쉽게 해결하려는 점은 후반부를 지지부진하게 만든다. 사촌 레이첼과 아델이 나누는 연애에 대한 고민들이 이런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흐지부지 흩어진다. 실연의 아픔을 대사 대신 노래로 표현하거나 발칙한 연애 게임에 휘둘리는 아델의 모습은 종종 미소를 짓게 만들지만, 관객은 아델이 원하는 것이 정말로 사랑이었는지 되묻고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