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어떤 장르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간기남>
2012-04-11
글 : 김성훈

형사 선우(박희순)는 동료들로부터 ‘간통종결자’라 불린다. 간통 수사를 잘하는 까닭에 붙여진 별명일 것이다. 정직 중인 형사 선우는 간통 수사 경력을 살려 불륜 현장을 급습해 돈을 버는 흥신소를 부업으로 운영한다. 복직일로부터 3일을 앞둔 어느 날, 그에게 한건의 불륜 현장 급습 의뢰가 들어온다. 의뢰인의 배우자가 그의 연인(?)과 함께 묵고 있는 모텔에 도착한 선우는 의뢰인에게 전화를 건다. 현장에 도착한 의뢰인은 현장 급습은커녕 선우를 유혹한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을까. 함께 자던 의뢰인이 시체로, 옆방인 불륜 현장에는 의뢰인의 배우자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목격자는 선우와 의뢰인의 배우자와 함께 있던 수진(박시연)뿐이다. 알고 보니 죽은 남자는 수진의 남편이고, 선우 옆에서 죽은 의뢰인은 수진 남편의 불륜 상대였다. 용의자로 몰릴까봐 두려운 선우와 수진은 두구의 시체를 모텔 주변에 암매장한다. 선우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진범을 찾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수진은 선우를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복잡한 줄거리와 달리 <간기남>의 결말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시퀀스가 헐겁게 연결됐거나 캐릭터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선우가 너무나 쉽게 의뢰인에게 유혹당하는 영화의 초반부를 비롯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뜬금없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고군분투하는 박희순은 보는 내내 안타깝고, 과감한 노출연기를 선보인 박시연은 팜므파탈이라고 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그 점에서 <간기남>은 코미디, 스릴러 등 어떤 장르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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