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프랑스 연애조작단 <하트 브레이커>
2012-04-18
글 : 장영엽 (편집장)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등장 이래 첩보물 장르의 공식이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는 <컨트롤러> <나잇 & 데이> <디스 민즈 워> 등을 통해 목격해왔다. 그 영향력은 유럽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프랑스에서 4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 <하트 브레이커> 또한 첩보물과 남녀간의 밀고 당기기를 절묘하게 결합한 로맨틱코미디다. 요원이라기보다는 흥신소 직원에 가까운 알렉스 리피(로맹 뒤리스)가 주인공이다. 그의 임무는 단 하나. 잘못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의 ‘콩깍지’를 벗기는 것이다. 누나, 매형과 팀을 이뤄 전세계를 떠돌며 임무를 수행하던 그에게 철옹성 같은 여자가 나타난다. 열흘 뒤 결혼을 앞둔 재벌의 딸 줄리엣(바네사 파라디)이다. 보디가드로 변장한 알렉스는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임무가 진행될수록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해관계로 만났다가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줄거리가 새롭진 않다. <하트 브레이커>의 재미는 첩보 미션과 닮은 ‘연애조작단’의 좌충우돌 임무 수행 과정과 캐릭터의 매력에 있다. 그녀가 좋아하는 곰팡이 치즈를 베어물고, 그녀의 취향인 왬의 <Wake Me Up Before You Go Go>를 열창하는 것이 미션이라면, 헝클어진 곱슬머리에 꾸밈없는 웃음으로 결혼을 앞둔 여자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주는 알렉스의 모습이 매력이다. 그런 그의 미션을 도우며 호텔 직원, 강도, 정비사로 변장해 웃음을 선사하는 조연 캐릭터의 앙상블도 만족스럽다. 자칫 매끈하게 재단된 할리우드영화처럼 보일 수 있었을 이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두명의 프랑스 톱스타, 로맹 뒤리스와 바네사 파라디의 호연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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