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장가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 국가별 축구대항전인 유로 2012와 런던올림픽 때문이다. 먼저 유로 2012가 6월9일부터 7월2일까지, 뒤이어 런던올림픽이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1년 중 최고 성수기인 여름 내내 유럽 관객이 극장 대신 경기장을 찾거나 안방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 유럽 극장 체인들은 두 스포츠 행사가 <어벤져스>의 전세계적 흥행몰이로 시작된 여름 블록버스터 행렬에 찬물을 끼얹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그들이 희망을 걸고 있는 다음 블록버스터는 유로 2012보다 한발 앞서 개봉할 <프로메테우스>다. 영국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전례없는 규모로 촬영을 진행하면서 이미 상당한 화제를 모았던 리들리 스콧의 SF 복귀작이 관객의 발길을 붙잡아줄 수 있다면 7월 초 개봉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같은 달 중순 개봉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 8월 개봉작 <토탈 리콜> <본 레거시> 등도 무난하게 그 뒤를 따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들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가장 근심은 올림픽 개최국이자 축구의 종가로 불려온 영국이다. 오데온 다음으로 영국에서 큰 극장 체인인 시네월드는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6월은 확실히 “도전”의 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까지의 박스오피스 수입이 전년 대비 8.6% 상승하기는 했으나 5월 말에 개봉되는 <맨 인 블랙3>와 6월 초에 개봉하는 <프로메테우스> 등이 제 힘을 발휘해주어야 상반기 전체 성적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예 뷰 시네마를 비롯한 몇몇 체인은 유로 2012와 런던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 영화보다 경기 중계 상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뷰 시네마 대표 팀 리처즈는 “매일 한 경기라도 상영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3D 중계 가능성까지 살펴보고 있다”고 <스크린>에 밝히기도 했다. 볼거리로서 영화와 스포츠간의 대결이 극장 안에서까지 이루어지는 셈이다. 축구를 포함한 30종목 스포츠에 맞붙어 영화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