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재벌 떡볶이의 맛은 어떨까
2012-05-30
글 : 김도훈
<돈의 맛>의 나미

-나미씨는 그래도 피가 있고 살이 있는 인간 같더라고요.
=풋. 이 아저씨 웃기는 말씀 하시네요. 사람은 원래 피가 있고 살이 있는 거예요.

-그런 말이 아니라, 그나마 윤 회장댁에서 나미씨가 인간다운 마음을 갖고 있더라는 말씀입니다.
=<돈의 맛> 보셨나봐요? 근데 그게 몇년 전 이야기인 줄 아세요?

-아… 아뇨. 영화적 시간으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나보죠?
=풋. 그거 한 10년 전 이야기예요. 그동안 우리 집안도 많은 게 바뀌었답니다. 아버지 윤 회장님 돌아가시고 몇년 뒤에 엄마인 백금옥 여사도 더 젊은 집사랑 자다가 복상사로 돌아가셨어요. 소식을 듣고 뛰어가봤더니 어찌나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가셨는지…. 백금옥 여사다운 최후죠.

-그럼 기업의 비즈니스는 누가 맡고 있나요.
=할아버지가 다시 회장직을 맡으셨어요.

-헉. 할아버님이 아직도 살아 계신다고요?
=그분은 아마 저보다 오래 사실걸요. 요즘은 중국에서 총각들 피 사다가 몸속의 피랑 갈아치우고, 가끔 피로 목욕도 하신다더라고요. 영화도 꼭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나 <트와일라잇>만 보시더니…. 그런데 요즘은 할아버지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 몰라요. 모니터로만 뵀지 최근에는 직접 뵌 적이 없는걸요.

-그럼 실질적인 경영은 나미씨와 동생인 윤철이 하겠군요.
=철이한테 전자나 건설 등 알짜배기는 다 뺏겼어요. 걔가 원래 배포도 작고 찌질하기 그지없는데 욕심은 많거든요. 대신 요즘 저는 철이가 가오 상한다며 안 건드리는 패션과 베이커리, 호텔 사업에 주력하는 편이에요. 최근 새로 만든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런던 바게쓰’가 잘되고 있어요. 런던에서 바게쓰로 담아온 오리지널 런더너 빵만 파니까 불티나게 팔리더라고요.

-런던은 빵 별로 맛없는데…. 여튼 너무하잖아요. 전국의 빵 시장을 프랜차이즈망에 꽁꽁 동여매겠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 의견들이 좀 있긴 하더군요. 그래서 최근엔 런던 바게쓰 점포를 한 동네에 두개 이상은 안 만들어요. 대신 점포당 규모를 넓히죠. 오호호호호.

-나미씨. 이런 여자 아니었잖아요. 그나마 인간적인 재벌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영화가 끝났단 말입니다.
=아저씨. 저 날 때부터 돈맛 보면서 자란 여자예요. 일반인 출신 실장과 바람난 가족이 되어 하녀도 없이 살아봤더니 눈물도 나고 오래된 정원 딸린 집도 그립고 무엇보다 그때 그 돈들이 그립더라고요. 전 안될 거예요 아마. 참, 조만간 순대와 떡볶이 프랜차이즈에도 한번 뛰어들어볼까 해요. 이름은 재벌 떡볶이. 직설적이고 좋죠? 홍대 조폭 떡볶이 옆에서 자웅을 겨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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