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 1%의 우정>은 따뜻하고 유머가 풍부한 영화다. 동물, 아기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드리스와 필립이 ‘나쁜 짓’으로 가까워지는 건 성장영화의 관습과도 일맥상통한다. 음악이 사용되는 방식도 흥미롭다. 나는 취향이 사회적이고 계급적으로 구성된다고 믿는다. 요컨대 취향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설명하는 단서고, 그러므로 정치적이다. 필립의 생일 파티에서 두 사람이 ‘음악 취향 배틀’을 벌이는 장면이 그걸 명백히 보여준다.
비발디, 바흐, 림스키 코르사코프와 어스 윈드 앤 파이어가 자연스레 뒤섞이는, 홀의 모든 사람들이 <Boogie Wonderland>에 맞춰 춤추는 장면은 드리스가 마침내 이 유사 가족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취향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될 수 없다는 점도 드러낸다. 중요한 건 결국 맥락이다(이건 드리스가 재취업 면접을 볼 때 다시 한번 선명해진다). 언급한 곡들과 함께, 영화 곳곳에 흐르는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2004년 곡 <Una Mattina>의 아름다운 선율 또한 이 영화가 겨누는 보편성을 지탱한다. 취향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얼마나 단단해지고 가까워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