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로 궁금했던 몇몇 사람들의 정체를 물어보고 싶어 제이 요원을 불렀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정말 궁금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만 물어보세요. 조금 있다가 지구인으로 변장하고 지구를 침공한 아주 위험한 외계인을 한 마리 잡아야 하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일단 영화계에 얼마나 많은 외계인들이 암약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자세한 걸 말씀드리긴 무리고, 하여간 엄청 많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될 겁니다. 영화계는 세 번째로 많은 외계인들이 지구인으로 분장하고 암약하는 업계거든요.
-세 번째요? 그럼 첫 번째는 어딘가요?
=패션계입니다. 특히 모델들요. 사실 모델들은 단 한명도 빠짐없이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입니다. 그 비정상적인 몸매가 과연 당신들과 같은 DNA에서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그렇지. 모델 장윤주를 봐요. 어쩜 그렇게 확연한 몽골리안의 얼굴에 그토록 확연하게 비인간적인 몸매가 나올 수 있담. 외계인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죠 진짜. 그럼 두 번째는 어딘가요?
=정치계요. 아. 왼쪽 정치계보다는 오른쪽 정치계에 훨씬 많습니다. 4대강 사업 이런 거 벌이는 정치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외계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니, 외계인들이 4대강 사업을 하는 이유가 대체 뭐….
=걔들은 대부분 ‘내꺼는내꺼니꺼도내꺼’라는 행성에서 온 탐욕스런 외계인들인데요, 깨끗한 물이 모자라는 행성이라 4대강 사업한답시고 사실은 깨끗한 강물을 모조리 자기네 행성으로 공수해가고 있죠.
-지구의 물을 다른 행성으로 운반할 정도의 기술이면 물을 만들어내는 기술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녜요?
=그 친구들 두뇌는 오른쪽만 비대하게 발달해 있거든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요. 비극적이죠.
-제이 요원이 얼른 퇴치 좀 해주세요.
=저희도 퇴치하려고 엄청 노력을 했습니다만 워낙 바퀴벌레처럼 생명력이 강한 종족들이라 쓸어도 쓸어도 대선과 총선 때만 되면 퇴치한 수만큼 불어나더라고요. 포기했습니다. 선거로 퇴치하세요.
-슬프군요. 그럼 영화계에 암약하는 외계인 중 가장 유명한 건 누군가요?
=봉준호 감독이오.
-헉. 이런 비밀을 이토록 쉽게 밝혀도 되나요?
=그 친구가 왜 그렇게 영화를 잘 만드는지 아세요? 그게 바로 그 압도적으로 큰 머리 덕분이에요. 그거 머리 아니에요. 사실 수만명의 외계인이 타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이에요. 수만명이 머리를 모아서 영화를 만드는데 그걸 누가 따라간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