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자연과의 투쟁 그리고 인권 <스페셜 포스>
2012-06-20
글 : 윤혜지

경쾌한 음악이 깔리고 능숙하게 전범을 체포하는 최정예 외인부대가 등장한다. 탈레반에 납치된 종군기자 엘자(다이앤 크루거)를 구출하는 일도 그들에겐 아주 손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대로 엘자를 구출하는 일은 신속하게 끝난다. 그러나 영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본부와 교신이 끊기는 바람에 팀원들과 엘자는 예상치 못했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엘자를 노리는 탈레반의 추격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팀원들과 엘자는 국경을 향해 험난한 도피를 시작한다.

탈레반과 엘자 사이의 집요한 추격과 도망은 신념 싸움이 된다. 팀원들에게 엘자는 구해내야 하는 인질인 동시에 인권과 정의의 상징이다. 엘자 때문에 이 사달이 벌어진 것임에도 팀원들과 엘자는 서로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저 이 모든 상황이 당연한 길이기 때문이다. 정작 팀원들과 엘자를 두렵게 하는 것은 탈레반보다도 자연이다. 온갖 전투기술로 단련된 그들에게 탈레반의 허술한 공격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 문제는 적의 수는 너무 많고, 다른 도피로를 알아보자니 길이라고는 광활한 힌두쿠시 산맥과 사막뿐이라는 것. 점차 팀원들과 엘자의 도피는 살아남기 위해 자연과의 투쟁으로 변한다. 그간 익혀온 전투기술은 거대한 자연 앞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로지 그들의 육체로만 버텨내야 한다. 팀원들은 엘자를 구해내면서도 프랑스 외부에 놓인 무수한 생명들은 외면해야만 하는 갈등을 겪는다. 다만 옳은 선택을 했기만 바라며 그들은 엘자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심지 곧은 종군기자 엘자 외에도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분명하고 흥미롭다. <스페셜 포스>는 심플하고 미니멀한 사이즈로 인간과 인권에 대해 동시에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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