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함께 제작사 팀 다우니를 운영하는 수전 다우니와 <눈먼 자들의 도시>(2008), <에너미>(2013) 등을 제작한 니브 피치먼은 <동조자>의 제작총괄(EP)로 함께했다. 두 제작자는 작품에 꼭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전세계에 “그물을 펼쳤”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나 샌드라 오 같은 훌륭한 배우가 이미 합류한 상태지만 주인공 캡틴에 걸맞은 배우를 찾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호아 쉬인더는 연극무대에 선 경험이 있지만 캡틴 역으로 발탁되기 전까진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했다.”(수전 다우니) 다우니가 “<동조자>만큼 배우를 만나기 위해 전세계를 탐색한 적은 없었다”며 “<동조자>를 통해 비관습적인 캐스팅 루트를 새로 발명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히자 니브 피치먼이 캐스팅 과정 중 경험한 흥미로운 에피소드 하나를 공유했다. “캡틴을 심문하는 사령관은 혹독한 얼굴을 가져야 했고 매우 강한 베트남 북부 방언을 사용할 줄 알아야 했다. 배역에 부합하는 비주얼을 지닌 배우를 찾았는데 정작 그의 방언에 확신이 없었다. 나에게 <동조자>를 소개해준 베트남계 친구에게 오디션 영상을 보냈는데 그 또한 스웨덴인이라 확신이 없다고 했다. 결국 베트남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친구의 아내에게까지 그 영상을 보냈고 답신이 왔다. ‘공산주의자의 억양은 아니네요.’” 위 에피소드에서 드러나듯 <동조자>의 제작진이 작품을 만들며 특히 유념한 부분은 철저한 베트남어의 구현이다. 이들은 “프리프로덕션부터 포스트프로덕션까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작중 베트남어의 방언이 정확한지, 언어의 용례가 올바른지 끊임없이 검토했”(수전 다우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긴요한 역할을 했던 이는 <동조자>의 원작 소설을 쓴 비엣 타인 응우옌이다. “미국에서 자랐지만 베트남어에 능통한 원작자 응우옌이 늘 컨설턴트 역할을 겸했다. 그에게 언어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정치 상황과 등장인물의 전사에 관해서도 질문할 수 있었다. 그는 모든 지식의 보고였다.”(니브 피치먼)
니브 피치먼은 <동조자>를 처음 읽자마자 “이 책은 이미 영화인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이 “이건 시리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물은 후 시리즈로의 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는 시리즈여야 한다”고 못을 박자마자 <동조자>는 시리즈의 포맷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OTT 플랫폼을 통해 시리즈 <동조자>를 동시 시청할 수 있는 지금, 수전 다우니는 “이 전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캡틴의 대사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바람을 전한다. “전쟁과 이로 인한 난민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그래서 <동조자>를 시청하는 일은 지난 역사를 다시 살피는 작업이다. 다만 <동조자>를 통해 진영간 대립이 유발하는 차이가 아닌 유사성을 찾길 바란다. 이념은 세상에 두 가지로 존재한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흑백논리로만 간주될 수 없다. 인간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엔 복합적인 요소가 작동한다는 걸 <동조자>가 세상에 일깨우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