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의 문이 열렸다. 용산참사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6월28일 현재 1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했다. 16개관에서 개봉해 일주일 만에 올린 성적이다. 영화를 배급한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용산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일반 관객 사이에서 단체관람 열풍이 개봉 전부터 불었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은 건 그 때문인 것 같다”고 개봉 첫주 선전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지방에서 관객이 힘을 모아 상영관을 대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 지역 1관, 창원 1관, 천안 1관 등 총 3개관이 그렇게 마련된 상영관이다. 독립영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지방 관객을 위해 독립영화 관련 단체나 제작사가 직접 관객을 찾아가 상영하는 공동체상영과는 또 다른 관람 방식이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6월28일 현재 <두 개의 문>의 스크린 수는 7개관이 늘어난 총 23개관이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용산참사를 재조사하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6월24일 영화를 본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권이 바꾸기 전이라도 국회가 열리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는 일에 민주통합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고, 같은 날 영화를 관람한 정동영 상임고문은 “<두 개의 문>은 괴물을 보여준다. 권력이 폭력화되면 괴물이 된다. 인간은 없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현재 민주통합당 원내 대표단은 용산참사 재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 두 가지를 당론으로 정했고, 구속된 용산참사 철거민의 특별사면을 위한 석방촉구결의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6월29일 진보신당 역시 영화 개봉 이후 처음으로 CGV용산을 대관해 단체관람을 했고,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철거된 용산 남일당 건물 앞에서 용산참사를 추모하는 작은 행사를 열었다. 통합진보당 역시 단체관람 계획을 시네마달에 요청해놓은 상태다. <두 개의 문>이 극장 바깥 거짓 현실의 빗장까지 열어젖힐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