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영화제] 애니 팬들의 축제가 돌아왔다
2012-07-18
글 : 윤혜지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7월18일부터
<알로이스 네벨>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12)이 7월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 SICAF 2012에서는 개막작을 비롯해 300여편의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상영작은 CGV명동역점과 서울애니시네마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및 행사와 지면에 소개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www.sicaf.org)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지면에는 상영작 중 공식경쟁 프로그램의 추천작 몇편을 간단히 소개한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행복한 위로를 건넬 어여쁜 애니메이션들을 미리 만나보자.

개막작은 이냐시오 페레라스 감독의 <노인들>(2011)이다. 요양원에서 우울한 생의 끝을 맞이하게 될 것 같던 에밀리오와 미구엘은 자신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실존적인 고민을 한다. 2008년 스페인 만화상을 수상한 파코 로카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며, 요양원에서 만난 두 노인의 우정과 생활을 따뜻한 터치로 그려냈다.

<오목어>

공식경쟁 프로그램의 경쟁장편부문에는 다섯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수조 안 물고기들을 통해 인간사회를 비유한 이대희 감독의 <파닥파닥>(2012)과 계급 담론에 관한 비정한 스릴러를 파격적인 연출로 담아낸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2011)이 있다. 토마스 류나크 감독의 <알로이스 네벨>(2011)은 국경 부근의 작은 기차역에서 배차요원으로 일하는 알로이스 네벨의 눈에 환상이 보인다는 이야기다. 그 환상은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이 지역에 거주하던 독일인에게 드리운 잔혹한 복수의 그림자다. ‘드림 푸드’를 개발하려는 과학자들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다룬 구로사카 게이카 감독의 <미도리코>(2010)는 인간 욕망에 대한 음울한 비판이 돋보인다. 유쾌한 풍자가 눈에 띄 영화제는 <고슴도치 조지>(2011)는 자신의 클론과 함께 괴팍한 과학자, 네오나치 스킨헤드들과 일련의 소동에 휘말리게 되는 조지의 이야기다. 보이체흐 바브쉬츠이크, 야쿱 타르코프스키, 토마시 레시냐크 감독의 공동 연출작이다.

<노인들>

세계 단편애니메이션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경쟁단편-일반부문의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압축적이고 실험적인 이 작품들은 관객에게 특별한 영감을 선물할 것이다. 조지 슈비츠게벨 감독의 <로망스>(2011)에서는 추억을 회상하는 여행자의 이야기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와 함께 꿈결처럼 펼쳐진다. 레지나 페소아 감독의 <리틀 뱀파이어 칼리>(2012)는 서늘한 여름밤에 더없이 어울릴 작품이다. 외양은 흉하지만 가슴속엔 따뜻한 빛과 추억을 간직한 외톨이 뱀파이어 소년 칼리는 친구의 곤경 앞에 굳게 마음먹고 밝은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낸다. 일제 강점기, 인도네시아에서 위안부 생활을 한 정서운 할머니의 육성을 그대로 살려 제작한 김준기 감독의 <소녀 이야기>(2012)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작품이다. 정서운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 나올 즈음엔 모두의 눈시울도 뜨거워질 것이다. 유쾌하게 시작해서 쓸쓸하게 끝나는 <야만의 삶>(2011)도 있다. 1909년 영국 청년이 캐나다 앨버타주의 광활한 평원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본인은 정작 목장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서부영화에서나 흘러나올 법한 음악이 초반부에 리드미컬하게 어우러진다. 아만다 포비스, 웬디 틸비 감독 작품이다. 김진만 감독의 <오목어>(2012)는 바다를 동경하는 어린 민물고기 오목어의 성장담을 독특하고 따뜻한 질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오목어의 귀여운 모험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함께 지켜보면 좋겠다.

매년 ‘서울’을 주제로 만들어지는 제작지원 프로그램에는 데이비드 프로서 감독의 <산>과 에드먼드 얀손 감독의 <합창단 투어>가 선정됐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을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것 또한 유쾌한 경험일 테니 리스트에 함께 챙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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