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명품 코스튬을 찾아서
2012-08-08
글 : 김도훈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셀리나 카일

-셀리나 카일씨 반갑습니다. 오늘은 코스튬이 조금 독특하시네요.
=아, 이거 프라다예요. 고담시에 평화가 찾아오고 나니 별로 할 일도 없고, 그래서 잡지사에 취직했어요. 악마 같은 에디터는 프라다를 입어야 한다기에 한벌 뽑았죠.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글쎄요. 무엇보다도 셀리나 카일씨가 잡지사 에디터라니, 그게 좀 놀랍네요. 예상 밖이기도 하고.
=호호호, 제가 주로 쓰는 기사는 이런 거예요. ‘남친의 100일 기념 선물, 진짜 다이아인지 모조 다이아인지 구분하는 법’, ‘클럽에서 만난 포르셰남의 차, 자기 차인지 아빠 차인지 구분하는 법’ 혹은 ‘고담 최고의 억만장자 마음 훔치는 방법’.

-전문 분야를 적절하게 응용한 기사들이군요. 멋집니다, 셀리나 카일양. 아니, 캣우먼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유, 캣우먼은 무슨. 영화에서도 캣우먼이라는 대사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걸요.

-그래도 코스튬에 귀가 달렸던데요.
=그건 귀가 아니라 도둑질용 고글이죠.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시에는 유치한 슈퍼히어로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도 배트맨은 배트맨이잖아요.
=그거야 브루스 웨인이 아예 박쥐를 모델로 한 웃기는 코스튬을 입고 있으니까요. 왜 꼭 그런 걸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저처럼 활동하기 편안한 코스튬을 입어도 거치적거릴 판인데 말이죠.

-그럼 배트맨 의상도 프라다에서 맞춤으로 만들면 되겠네요.
=어머머, 그래야겠다. 싸구려 고무 말고 질 좋은 가죽으로 주문해야겠어요.

-앞으로 브루스 웨인이 싸우는 건 보기 힘들겠네요. 조커나 베인이 한대 치려고 하면 요리조리 피하기만 할 테니까요. “야! 이거 프라다야! 흠집나면 큰일 나!” 이렇게 외치면서.
=에이. 브루스 웨인이 얼마나 부잔데…. 여튼 저는 이제 기사 마감을 하러 가야 해요.

-오늘 쓰실 기사는 뭔가요?
=‘완벽한 100%의 스틸레토힐을 찾아서’예요.

-오 아름다운 스틸레토힐을 찾아서!
=아뇨. 꼴보기 싫게 치근덕거리는 남자나 성범죄자들을 만나면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스틸레토힐 찾기예요. 힐을 쐬꼬챙이로 만들어서 그런 놈들 거시기를 콱콱콱 찍어누르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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