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파이>가 네 번째 속편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로 돌아왔다. 전편에서 결혼에 골인한 미셸(알리슨 한니간)과 짐(제이슨 빅스) 커플은 어느덧 아이를 둔 부모가 됐다. 하지만 매번 육아문제에 치여 서로에게 관심 가질 일이 없어지자 부부 사이는 소원해진다. 둘은 고향에서 열리는 고등학교 동창회에 함께 참가하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가질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옆집 카라가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짐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오면서 미셸과 짐 사이엔 큰 오해가 생긴다. 짐과 늘 함께했던 친구들 역시 봉변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인사가 된 오즈(크리스 클라인)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마이어스(토머스 이안 니콜라스)는 동창회에서 마주친 옛사랑에 흔들리고 스티플러(숀 윌리엄 스콧)는 여전히 사고치기에 바쁘다.
고등학교, 대학교, 결혼식장으로 무대를 옮겼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동창회가 무대다. ‘동창회’의 성격상, 그때 그 아이들을 불러모았을 뿐만 아니라, 전작의 에피소드들을 상기시킬 만한 또 다른 소동이 이어진다. 관객이 기대하는 것도 그동안 <아메리칸 파이>가 보여줬던 수위 높은 유머들의 총집합일 것이다. 이번에도 그 유머가 관객을 웃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문제점은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가 손쉽게 전편의 에피소드들을 반복하는 데 그치면서 발생한다. 마지막 한방을 기대할 만한 동창회 장면도 예측 가능한 전개로 시시하게 흘러간다. 그러니 유머 수준은 아직 고등학교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며 소재의 고갈 역시 여실하게 드러난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런 문제점들을 돌파할 만한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몇몇 흥미롭던 에피소드도 이에 묻혀 지나가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