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매뉴얼대로 흐른다?
2012-08-17
글 :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미쓰GO>

<미쓰GO>의 음악은 <시체가 돌아왔다>와 비교할 만하다. 기반이 다른 작곡가들(<시체가 돌아왔다>는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미쓰GO>는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아리야)의 음악이 결과적으로 엇비슷하다는 점도 재밌다.

클래식을 전공한 아리야의 메인 테마는 뜻밖에도 웅산이 노래하는 스윙, 다른 스코어도 재즈와 블루스에 닿아 있다. 속도감이 중요한 만큼 곳곳에서 리듬이 강조되는데 <시체가 돌아왔다>에서 스카와 사이키델릭, 컨트리의 활용도 떠오른다.

그런데 이 스코어들은 지나치게 규범적이다. <오션스 일레븐>의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익숙하다. 이때 한국식으로 변형된 장르영화의 음악이 할리우드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는 인상은 문제적이라기보다는 시사적인데, 여기엔 상업영화의 규범, 요컨대 ‘이런 장르엔 이런 음악’이란 매뉴얼이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의문은 그 매뉴얼이 일종의 성취로 연결되지 못할 때 생긴다. 과연 영화가 다양해지면서 음악도 다양해지고 있는가. 오히려 우리는 영화음악이 산업 속에서 지나치게 관습화되고 있지 않은지 질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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