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로큰롤과 로맨틱코미디 <락 앤 러브>
2012-08-29
글 : 이지현 (영화평론가)

안전요원이 장난삼아 채운 수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지내게 된 남녀가 있다. 이들에겐 각자 애인이 있으며, 수갑을 풀기 위해선 하룻밤을 기다려야 한단다. 이렇게 네 남녀가 한 침대에 눕게 됐다. 주인공 아담은 이날 밤이 진짜 이상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여주인공 모렐로가 답한다. “뭐가, 넷이 자는 거?” 그는 답한다. “아니, 그건 괜찮은데 남자는 처음이라서”라고. 이런 식의 대사를 아무렇지 않은 듯 던질 수 있는 인물들의 직업군은 대체 뭘까? 정답은 ‘록가수’다. 다른 밴드에 속해 있으면서 서로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데다 심지어 앙숙으로까지 보이는 둘이 한데 묶인다. 이후 이들은 서로에게 예상치 못한 매력을 발견하면서 호감을 느낀다. 배경은 스코틀랜드의 최대 록페스티벌인 ‘티 인 더 파크’다. 영화 <락 앤 러브>는 24시간 동안 어쩔 수 없이 같이 다니게 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큰롤이 흐르는 과격하고 발랄한 로맨틱코미디다.

실제 촬영이 이뤄졌던 2010년 여름의 페스티벌 기간 동안, 슈팅은 총 닷새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스토리라인은 정해져 있었지만 이외의 돌발적 사건들은 유연하게 영화에 첨부됐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이 짧은 시놉시스에는 실제의 공연 실황이 더해졌다. 당시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영국 가수 팔로마 페이스와 뉴턴 포크너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인공 역의 루크 트레더웨이와 나탈리아 테나가 직접 공연한 곡들 역시 수준급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감독 데이비드 매킨지가 연출을 맡았는데, 감독은 출연자들을 음악과 관련한 경력을 고려해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플롯은 조금 빤한 기분이 들지만, 음악뿐 아니라 에든버러의 이국적이고도 우중충한 정취를 맛보는 것까지 더하면 80분간 즐기기엔 충분히 즐거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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