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박물관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김 박사가 살해당한다. 살인 청부를 받은 범인 틱택토(배용근)는 타임머신을 연구하던 김 박사에게 자료를 요구하지만 김 박사는 거절하며 고고학 박사답지 않은 무술 솜씨로 틱택토에게 맞서지만 결국 살해당하고 틱택토는 김 박사의 한쪽 눈에 시계를 박는다. 한편 매달 나가는 건물 임대료와 빚에 허덕이던 영건탐정사무소의 사장(하은정)은 탐정이란 게 뭔가 비밀스러운 게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탐정 영건(홍영근)의 말을 뿌리치고 홍보를 해야 한다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디지털 간판을 걸고 TV광고까지 한다. 가출한 장수풍뎅이를 찾거나 불륜 현장을 포착하는 일을 하던 영건에게 어느 날 송현(최송현)이 찾아와 사람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한다.
영화 제목에 탐정이 들어갔다고 해서 <셜록 홈스> 같은 치밀한 두뇌싸움이나 허를 찌르는 추리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영건탐정사무소>에서의 탐정은 수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게다가 그 탐정은 타임머신까지 갖게 된다. 전작들에서 장르를 버무려온 감독의 장기대로 ‘시공초월 탐정활극’이라는 표제가 말해주듯이 영화는 SF와 탐정, 액션을 버무린다. 제목만 탐정이지 메인 코스는 액션에 더 가깝다. 공간도 전작의 방에서 탈출해 서울의 거리로 스케일을 넓혔고 CG도 많이 넣었다. 액션에 공을 많이 들인 덕분에 재기발랄함은 좀 준 것 같지만 여전히 그들의 유희는 즐겁다. 의수를 한 탐정의 손에선 칼이 나오고 총이 발사된다. 물론 곧 그 칼은 부러지고 총은 삐거덕댄다. 단청 문양을 응용한 한국식 타임머신과 줄자를 이용한 신개념 액션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