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가족의 재구성 <바이럴 팩터>
2012-09-26
글 : 강병진

국제경찰인 존(주걸륜)은 변종 바이러스를 만든 박사를 후송하던 중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애인을 잃고, 머리에 총을 맞는다. 죽음을 앞둔 존에게 남은 시간은 2주 정도. 마침 그의 엄마는 과거에 헤어진 아버지와 형을 찾아달라고 애원한다. 가족을 찾아 말레이시아로 향한 존은 그곳에서 또다시 바이러스를 탈취한 세력과 맞붙고 이 과정에서 형인 만양(사정봉)을 만난다. 이제 존에게는 두 가지 미션이 떨어진다. 변종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뒤, 백신을 유통해 돈을 벌려는 세력을 소탕하는 것, 그리고 27년 전 헤어진 형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쉬운 건 아무것도 없다.

<바이럴 팩터>는 <비스트 스토커> 시리즈를 연출했던 임초현 감독의 신작이다. 전성기 시절 홍콩영화의 분위기와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을 적절히 활용해온 그는 이번에도 관객을 만족시킬 만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경찰과 범죄자로 갈린 형제의 운명은 <영웅본색>을 연상시키는 대목이고, 도심을 달리다 오르내리는 액션은 서극의 <순류역류>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쿠알라룸푸르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스케일은 <도둑들> 못지않다. 특히 기차와 골목 등 좁고 긴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 연출이 눈에 띈다. ’변종 바이러스’란 소재가 영화의 분위기를 오해시킬 법하지만, <바이럴 팩터>의 방점은 어디까지나 가족의 재구성에 찍혀 있다. 액션영화로 시작해 멜로드라마로 끝을 내는 임초현 감독의 특징으로 보인다. 다만 전작과 비교할 때 <바이럴 팩터>는 무리수가 적다. 정의로운 경찰을 연기하는 주걸륜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딸을 위해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만양을 맡은 사정봉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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