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워> Cold War
렁록만, 써니 럭 | 홍콩, 중국 | 2012년 | 102분
OCT 04 야외 19:00
OCT 05 하늘연 19:30
OCT 08 메가M 10:00
OCT 11 메가M 19:00
경찰관 5명이 납치된다. 경찰청 본부에서는 납치범을 찾아나서고 피랍된 경찰관 구출에 나선다. <콜드 워>는 이렇게 시작된다. 기존의 경찰영화 혹은 범죄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영화가 끝 무렵에 다다를때까지 납치범들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비록 (예측가능한)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의 중심은 두 명의 부청장 션 라우와 M. B. 리의 갈등과 대립구도이다. 그리고, 그들의 대립구도는 다시 경찰청과 홍콩의 반부패 수사기관인 염정공서(ICAC)와의 갈등구도로 이어진다. 이를테면, 선악의 구도는 이 작품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내부에 있는 것이다.
두 신인감독 렁록만과 써니 럭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기존의 홍콩 범죄영화는 다른 영화를 만들 것이며, 외부의 적과 맞설 때 가장 취약한 부분은 결국 내부의 갈등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션 라우와 M. B. 리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둘의 모습은 마치 거울을 보듯이 닮아 있다. 사실 인간의 내면은 복합적이며, 때로 양면적이다. 션 라우와 M. B. 리가 극단적으로 다르면서도 서로를 닮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속에서 경찰청은 ‘가장 안전한 도시’ 홍콩을 강조한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와 시스템이 완벽해도 결국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들간의 관계에 따라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해 질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때문에, <콜드 워>는 범죄영화이면서 동시에 심리 드라마이기도 하다.
최근 홍콩영화는 분명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2002년 <무간도>가 발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홍콩영화의 부활’이라며 환호했었다. 하지만, 이후 <무간도>가 자기복제의 늪에 빠지면서 그러한 기대는 시들해졌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2년 발표된 <콜드 워>는 범죄영화의 장르를 빌어 홍콩이라는 도시가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이며, 때문에 ‘새로운 홍콩영화의 등장’ 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렁록만과 써니 럭의 다음 행보가 궁금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Tip.
곽부성을 극장에서 본 게 언제였던가. 이제 미중년이 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