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메콩호텔> Mekong Hotel
2012-10-0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메콩호텔> Mekong Hotel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타이, 영국 | 2012년 | 61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CGV3 10:00
OCT08 CGV5 20:00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이 <엑스터시 가든>이라는 장편영화를 준비 중인가 보다. 그 영화를 메콩강 주변에 위치한 메콩호텔이라는 곳에서 촬영하는 모양이다. 한 작품 안에서 다른 작품을 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영화 만들기의 특징 중 하나이니 <메콩호텔>이 <엑스터시 가든> 어딘가에서 시작된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간결한 듯 보이는 영화로 순식간에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잃고 위라세타쿤이 이끄는 대로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은 매번 경험해도 여전히 놀라운 일이다. 감독과 기타리스트가 메콩호텔에 앉아 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내가 어제 스페인 스타일로 쳤던가?”라고 기타리스트가 물으면 감독 위라세타쿤은 “응, 그리고 블루스로도”라고 대답한다. 기타리스트가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 이제 그들은 화면에서 사라지고 위라세타쿤 영화에 늘 등장하는 배우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건 그들에 관한 이야기일까라고 생각할 무렵 영화는 또 다른 극 안으로 흘러들어간다. 사람의 내장을 파먹는 여자 귀신 풉에 대한 이야기. 기타 소리가 시종일관 흐르는 반면 무언가 분명치 않은 방식으로 풉에 관한 한편의 극영화도 함께 흐른다. 한 시간 남짓 되는 이 영화는 해지는 메콩강 주변에 이승과 저승의 시간을 뿌려놓는 마법을 펼친다.

Tip.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팬들에게… <징후와 세기>에 등장하는, 노래가 흐를 때 세계의 차원이 바뀌는, 그런 경험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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